국제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처음 돌파했다. 미국의 경기악화로 글로벌 경기둔화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유가 등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값이 급등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 속 고물가)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개월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무려 4.51달러(4.7%) 급등한 배럴당 100.01달러를 나타냈다. WTI가 종가 기준으로 100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WTI는 이날 장중 한때 배럴당 100.10달러를 기록, 지난 1월3일 기록한 100.09달러의 장중 최고치도 갈아치웠다. 이날 유가급등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오는 3월5일 열리는 회의에서 감산할 가능성이 커지고 미국 텍사스 빅스프링스에 있는 앨론USA의 정제공장 가동이 폭발사고로 중단되면서 복합적인 공급감소 우려가 작용한 데 따른 것이다. 또 미 달러화 가치 하락도 원유 등 상품시장에 자금이 몰리는 요인이 됐다. 국제유가는 5일 배럴당 88.41달러로 저점을 기록한 후 공급차질 우려가 불거지면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 9거래일 만에 12달러 가까이 올랐다. 다만 일부에서는 미국 경기침체에 따른 원유수요 감소가 예상되고 2ㆍ4분기가 세계적으로 원유수요가 줄어드는 시기임을 감안해 유가가 100달러를 넘는 고공행진을 장기간 지속하기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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