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외자운용원은 2일 글로벌회사채팀장에 내정된 차진섭 한은 뉴욕사무소 과장이 한은을 퇴직하고 계약직으로 근무한다고 밝혔다. 차 팀장은 계약직인만큼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는 없고 3년 뒤부터는 무기계약직으로 근무해야 한다. 차 팀장이 정규직에서 계약직으로 전환되는 것은 한은 출범 이후 60여년 만에 처음이다.
추흥식 외자운용원 원장은 "지난번 글로벌회사채팀장 공모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다시 공모를 했지만 이번에는 외부인사보다 내부직원이 더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며 "정규직으로서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매년 평가 받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점은 실력 면에서도 자신 있다는 점을 반영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차 내정자의 이력은 다채롭다. 지난 1996년 한은에 입행한 후 국고부ㆍ조사국을 거쳤고 IMF서울사무소 파견 과장을 역임했다. 그 뒤 한은을 떠나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 해외투자파트 선임운용역을 맡아 운용역량을 키웠다. 2006년에는 다시 한은 외화자금국 운용3팀 과장 계약직 전문직원으로 입행한 후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이번 글로벌회사채팀장을 맡게 되면 다시 계약직 전문 직원이 되는 것이다.
차 내정자의 계약직 전환을 두고 한은 내부에서는 정규직의 안정성이 위협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도 있다.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한 뒤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순혈주의가 팽배하던 그동안의 관행에서 전문성ㆍ개방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바람을 넣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