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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융합의 시대, 화이부동을 생각하다-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계절의 여왕 5월, 전국에 꽃 축제가 한창이다. 꽃 축제에 가면 만발한 형형색색의 꽃들이 정리돼 있어 보기가 좋고 예쁘다. 이러한 조경의 아름다움도 좋지만 산야에 핀 꽃들의 아름다움도 이에 못지않다. 시시각각 피어오르는 꽃들이 산야를 수놓는 모습을 보면 마치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선율을 오선지에 그려 놓은 듯하다.

오케스트라에 조화를 불어넣는 존재는 단연 지휘자이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실제 모델인 지휘자 서희태씨는 이렇게 말한다. "지휘자의 악기는 바로 오케스트라의 단원이다. 지휘자는 내 악기를 잘 다뤄 최고의 소리를 내야 한다. 레너드 번스타인이 만년에 빈필하모니를 지휘하는 모습을 보면 팔짱을 끼고 가만히 서서 연주자들과 눈만 마주친다" 번스타인의 지휘는 단원들과의 호흡을 완벽하게 맞춰 조화를 이뤘을 때에야 가능한 경지이다.

논어에 "군자(君子)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 했다. 군자는 서로의 다른 생각들을 조절해 화합하지만 주관을 잃거나 흔들리지는 않는다는 의미이다. 그런 의미에서 '조화'란 '동일화'와 다르다. 이는 서로의 개성을 잃지 않고 다름을 인정하며 화합을 이룬다는 것으로 21세기 융합(融合)의 시대정신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융합형 창의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대학 또는 대학원 내에 학과와 전공의 벽을 허무는 융합학과가 신설되고 초중고 학생들에게도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이 도입되고 있다.



융합의 시대에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핵심인재로부터 나온다. 우수한 창의인재를 신규 고용하는 것 못지않게 재직자의 전문역량을 제고하는 방안도 중요하다. 인문학적 상상력과 현업의 전문 능력을 결합해 새로운 기업 가치를 창출하는 융합형 창의인재를 키워야 한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중소기업연수원에서도 경영·기술 등 전문과정에 인문학과 문화 콘텐츠를 접목한 교육과정을 개발해 중소기업에 적합한 창의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 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에게는 이러한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기업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조직에서는 사람이 꽃이자 악기다. 조직 구성원 모두가 고유의 능력과 특성을 마음껏 발휘하고 또 그것이 조화로워야 조직 전체가 시너지를 발휘하게 된다. 동시에 구성원들이 각자의 역할과 위치가 다름을 이해하고 개성을 인정할 때 좀 더 완벽한 화음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융합의 시대에 중소기업에도 화이부동의 철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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