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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금융개혁 본격 착수
입력2001-08-13 00:00:00
수정
2001.08.13 00:00:00
자본잠식 36개금고 정리나서
타이완이 경기침체에 따른 부실채권 증가로 자본잠식에 빠진 36개 신용금고에 대한 정비에 나서는 등 사상 최대의 금융개혁에 착수했다.
타이완 정부는 지난 10일 저녁(현지시각) 자산보다 채무가 많은 신용금고에 대한 정리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예금자들의 대규모 인출 사태를 막기 위해 주말에는 예금에 대한 100% 지급을 보장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갖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천수이볜(陳水扁) 타이완 총통도 금융개혁이 "타이완 경제의 시한폭탄의 폭발을 저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하면서 이에 대한 강력 추진을 천명했다.
◇본격화된 금융개혁
강도 높은 금융개혁을 추진 중인 타이완 정부는 첫 발로 부실상태가 심각한 36개 신용금고에 대한 정리에 착수했다. 주로 서민층이 고객인 200여개의 신용금고는 최근 경기둔화와 실업률 증가로 채무상환에 실패한 고객이 늘어나면서 부실채권이 크게 증가했다.
타이완 정부는 이들 신용조합의 부실채권 비율을 17%로 보고 있으며, 민간 전문가들은 무려 20%이상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들 36개 부실 금융기관 가운데 14개사는 타이완이 지난달 부실 금융기관 정리를 위해 설치한 1,400억타이완달러(약39억달러) 규모의 신탁기금에 경영권을 넘기기로 했으며, 나머지22개사는 최장 2개월간 정부 감독하에 재활을 모색한다. 재활에 실패할 경우 이들 역시 기금에 편입된다.
실제 이들 신용조합의 대출규모는 전체 타이완의 6%로 그리 높지 않다. 그러나 다양한 끈으로 연결된 금융기관의 특성상 이들의 부실이 조기에 처리되지 않을 경우 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으로 문제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이번조치는 성공적인 금융개혁을 위해 문제가 가장 심각한 부문을 도려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인용, 타이완의 이번 36개 금융기관에 대한 정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과거와 달리 타이완 정부의 금융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는 게 저널의 평가다.
이에 앞서 첸 총통은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정리를 강력히 추진하기 위해 지난달 야당이 다수인 의회를 설득, 부실채권 처리 전담기구 설치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아직 만만치 않은 상태다. 회의적인 시각의 전문가들은 시중은행의 부실채권 규모가 정부 발표인 6.47%보다 2~3배 가량 높으며, 좀더 강력한 조치가 절실히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돈만 쏟아 붇고 부실채권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일본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이들의 경고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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