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파이낸셜 포커스] IFRS4 2단계 시행 연기

생보사 '발등의 불' 피했지만 대책마련 미흡해 과제 산더미

2020년 IFRS4 2단계 시행되면 부채 크게 늘고 매출 급감 예상

회계 시스템 대수술 단행해야


보험사의 재무 상황을 급격히 악화시킬 수 있는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시행 일정이 당초 2018년에서 2020년으로 늦춰진다. 국내 보험사는 시간을 다소 벌었지만 여전히 준비가 미흡해 당국과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철저히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스 호헤르보르스트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 위원장은 1일 광화문 생명보험교육원에서 한국회계기준원이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해 "현재 각국과 위원회의 준비 상황을 고려할 때 2020년 IFRS4 2단계 시행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IASB 측이 당초 2018년 이후로 예정했던 IFRS4 2단계 시행 시기 연기를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헤르보르스트 위원장은 "오는 9~10월 기준서에 대한 마무리 작업을 마친 후 빨라야 내년 1·4분기 최종 기준서를 확정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약 3년여간의 도입 준비기간을 감안하면 2020년부터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 회계기준을 규정한 IFRS4 2단계의 핵심은 보험사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한다는 점이다. 이 기준이 적용되면 국내 보험사의 부채 규모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고금리 시절 팔았던 고금리 보험 상품을 현재 저금리로 할인하면 현재 가치가 예전보다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호헤르보르스트 위원장은 "각국 중앙은행의 유례없는 통화정책이 초래한 저금리로 전세계 보험 산업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IFRS 도입에 따른 한국의 충격이 이 정도로 클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가 2%도 안 되는 상황에서 한국 보험사가 고객에게 돌려줘야 하는 보험 상품의 평균 금리는 5%를 넘어선다"며 "이는 과거에 고금리를 보장하는 상품을 많이 팔았던 결과"라고 지적했다.

국내 보험사의 부채가 급격히 증가하면 가용자본이 급감하고 건전성 규제 비율인 위험자기자본(RBC)도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연구원은 IFRS4 2단계 시행시 생명보험사의 가용자본이 35조원(60.3%)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뿐 아니라 생보사의 매출이 현재의 3분의1 이하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준호 삼일회계법인 회계사는 "IFRS4 2단계에 따르면 저축보험료와 같은 투자 요소가 보험수익(매출)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업계 전체 수익 규모가 3분의1 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IFRS4 2단계 시행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제거된 만큼 국내 보험 업계와 감독당국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미 2010년부터 시행 스케줄이 예견됐으나 보험 업계가 준비를 소홀히 해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호헤르보르스트 위원장은 "더 이상 시행 시기를 늦추는 것은 해법이 아니다"라며 "기존 회계처리 방식에 문제가 있었던 만큼 한국 보험사도 새로운 환경을

받아들이고 도전에 직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 원장도 최근 기자와 만나 "(보험사가 요구하는 대로) 한국만 IFRS4 2단계 도입을 늦출 수는 없으며 국제 기준에 따라야 한다"며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감독당국은 올해 내 RBC 제도 개선 방안 및 회사별 준비 상태 점검 등 연착륙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보험사 역시 새로운 회계 시스템 마련뿐 아니라 단기 실적 중심의 기존 영업 행태에 대한 대수술을 단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권순찬 금감원 부원장보는 "IFRS4 2단계는 보험업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몰고 올 것"이라며 "2018년 말까지 준비를 완료한다는 기존 계획에 맞춰 회계 ·계리·감독 법규 개선안 마련 및 업계의 준비 상태를 점검하고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