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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도중 입은 피해 어떻게 할까

"피해규모 작을땐 소송 자제…소비자원등에 구제 신청을"

여름 휴가철을 맞아 국내외로 여행을 떠나지만 여행사나 현지 업체 말대로 했다가 휴가지에서 각종 여행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적지않아 좀더 세심한 점검과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남부지역에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주 말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는 80만명의 피서객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부산=이성덕기자

서울 동대문구의 조모씨는 필리핀 세부에서 가족여행 중 제트스키를 타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해 숨졌다. 제트스키를 타본 적이 없는 조씨는 T여행사가 미리 준비한 프로그램에 따라 제트스키를 배우다 운전미숙으로 주변을 지나던 모터보트와 충돌하는 사고를 당한 것이다. 이에 조씨의 부인 양모(39)씨는 T여행사를 상대로 안전수칙 고지의무를 위반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여행사의 과실이 인정된다”며 조씨 측 손을 들어줬다. 여름 휴가철 국내외 여행이 급증하면서 이에 따른 피해로 소송에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해외여행 관련 상담건수는 3,607건. 특히 7월부터 9월간 휴가철 상담건수는 다른 달에 비해 평균 30%가량 폭증했다. 그렇다면 여행 도중 금전적ㆍ신체적 피해를 입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옳을까. 전문가들은 여행피해 소송의 경우 조씨처럼 돌이킬 수 없는 피해나 금전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을 경우에는 법정 소송을 통해 시비를 가리는 게 적절하지만 사소한 피해의 경우는 여행사와 직접 합의를 보거나 아니면 소비자원 같은 단체에 구제를 신청하라고 조언했다. ◇피해 클 때는 소송으로 해결해야=실제 조씨의 경우처럼 사망하는 경우나 피해금액이 크다면 법에 호소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법원도 여행피해 소송과 관련 고객안전에 대한 책임의무를 먼저 따지기 때문에 여행사에 손해배상을 엄격하게 묻는 추세다. 이는 “여행객들의 안전을 여행사가 책임질 의무가 있다”는 대법원 판례에 근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조씨의 경우 법원은 “제트스키 운전 경험이 없는 여행객으로 하여금 직접 제트스키를 운전하게 한 과실이 있다”며 여행사에 1억5,000만여원의 거액 배상판결을 내렸다. 수원시 영통구의 이모(69ㆍ여)씨는 필리핀 여행 중 조랑말 트레킹을 하다 말에서 떨어져 왼쪽 어깨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자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서도 수원지방법원은 “여행인솔자가 안전수칙을 구체적으로 고지해야 하는데 의무를 게을리 했다”며 570만여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여행사 주의의무 따라 승ㆍ패소 엇갈려=하지만 여행사가 주의의무를 다했다면 여행객이 패소하는 사례도 많다. 강원도 속초에 거주하는 유모씨 부부는 중국 여행을 갔는데 여행 3일째 유씨의 몸 상태가 나빠져 여행인솔자 백모씨가 구급차에 태워 병원으로 데려갔으나 이튿날 숨졌다. 당시 유씨는 86세였다. 유씨 유족들은 인솔자의 과실을 물어 L여행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인솔자 측의)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법원은 유씨를 인솔했던 백씨가 응급상황이 발생할 때 여행자들이 대처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사항들을 모두 설명해줬고 병원비 납부 지체로 치료가 늦어졌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해 여행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사소한 금전적 피해 때는 합의 시도부터=반면 피해규모가 작을 때는 우선적으로 여행사와 합의 등을 시도하는 게 효율적이다. 억울한 마음에 소송을 걸었다가는 시간과 비용 등의 뜻하지 않았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이지의 전호성 변호사는 “현지 여행일정 차질이나 경미한 금전적 피해에 대해 소송으로 갈 경우 배보다 배꼽이 커질 수 있다”며 “여행사와의 합의나 소비자권익보호 단체 등에 구제신청을 내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소비자원의 경우 상담을 통해 피해를 어느 정도 보상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피해구제’를 접수하게 되면 한 달 이내에 소비자원이 여행객과 여행사간의 합의를 권고하게 된다. 만약 양쪽 중 한쪽이라도 권고를 거부하게 되면 준사법적 권한이 있는 ‘소비자 분쟁조정위원회’에서 조정결정을 받게 된다. 조정위의 결정은 법원의 화해결정과 동일한 효력을 갖지만 이 절차를 거쳤어도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면 최후의 수단으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하지만 소액피해의 경우 합의를 시도해도 여행사들이 터무니없이 낮은 합의금을 제시하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여행피해 소송에도 주주대표소송과 같은 대표소송 등의 보호장치가 적극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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