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토종 실험기기 및 장비 제조업체인 대한과학이 종주국인 네덜란드에 진출하며 세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한과학은 네덜란드 실험기기 유통업체인 GCS와 300만불 규모의 초저온 냉동고 납품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회사측은 다음달 10만불 규모의 초도물량 납품을 시작으로 향후 3년에 걸쳐 초저온 냉동고를 공급, GCS를 통해 유럽 전역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유럽 제품과 비교해서도 뒤지지 않는 품질력에 20% 가량 저렴한 가격 경쟁력으로 이번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특히 GCS가 기존에 거래하던 미국계 글로벌 실험기기 제조업체를 대신해 납품업체로 선정된 만큼 이번 수주의 의미가 더 크다”고 밝혔다. 대한과학이 2~3년 전 개발을 완료한 초저온 냉동고는 세포 배양이나 보관에는 필수적인 실험장비이다. 특히 대한과학의 제품은 기존 제품 대비 섭씨 -86~-95℃의 목적 온도에 10~20% 정도 빠른 속도로 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기존 초저온 냉동고가 목적 온도에 도달하는 데까지 보통 1시간 이상 소요된다면 대한과학의 제품은 10~20분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연구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초저온 급속 냉각을 위해 기존에 2대가 탑재되던 콤프레서를 한대만 탑재해도 똑 같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어 20% 가량 원가절감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회사측은 수익성이 뛰어난 초저온 냉동고의 매출 비중을 내년에 20~30%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대한과학은 이번 수출을 계기로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면 올 연말까지 수출 1억불 달성도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해외시장 진출 확대를 염두에 두고 회사는 일찌감치 중국 해외법인 조성 및 생산시설 확충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2009년 중국 상하이에 설립한 대표 사무소를 오는 11월 중순께 법인체제로 전환하고 기존 20여개 대리점을 25곳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은택 대한과학 대표는 “2015년까지 전세계 실험기기 및 장비 시장규모가 32조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에서 추산하고 있으며 이중 20%가 중국 시장”이라며 “중국시장을 선점해 글로벌 실험장비 제조업체로 도약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초에는 늘어나는 생산물량에 대비하기 위해 기존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하고 있던 생산시설과 물류센터를 강원도 원주로 확장 이전했다. 회사는 총 130억원을 들여 3만3,000여㎡ 부지에 1만3,000여㎡ 규모의 생산시설과 물류센터를 건설, 연간 250억원의 양산능력과 연간 900억원 규모의 유통능력을 갖추게 됐다. 회사는 초저온 냉동고를 비롯해 소형 원심분리기 및 증기가압 멸균기 등 핵심 제품과 실험기기 제조장비를 중심으로 국내외에서 입지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서 대표는 “현재 47대5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제조와 유통 사업을 향후 60대40으로 재편, 제조기업으로 위상을 강화할 것”이라며 “매년 국내외에서 연평균 30% 이상 성장해 2015년까지 연매출 1,000억원 수준의 과학기술 R&D(연구ㆍ개발) 토털솔루션 공급업체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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