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3곳 꼴로 기간제 근로자 등 비정규직이 하던 업무를 외주화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절반가량의 기업은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으로 인건비가 증가할 것을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부가 지난달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종업원 300인 이상 기업 766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6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기간제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520개 기업 중 30.2%가 비정규직법 시행에 따라 기간제 근로자의 업무를 외주화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따라서 비정규직법과 관련, 외주화 추진을 둘러싼 노사간 갈등이 곳곳에서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업종별로는 건설업(42.9%), 음식 및 숙박업(47.1%), 통신 및 금융업(40.8%) 등에서 외주화 계획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장의성 노동부 근로기준국장은 “외주화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고용조건이 취약해질 수 있는 만큼 앞으로 편법적인 외주화를 자제하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지도지침을 만들어 사업장에 시달할 계획”이라며 “하지만 기업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올해 안에 비정규직 보호법을 개정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반면 기간제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이 있는 기업은 전체의 65.6%(341곳)이고 정규직 전환규모는 총 3만1,000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58.1%는 올해 중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기업들은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으로 인해 가장 우려되는 사항으로 ‘차별시정에 따른 인건비 증가(50.9%)’ ‘사용기한 2년 제한으로 인력활용의 신축성 저하(35.0%)’ 등을 꼽았다. 또 정부가 기업을 위해 힘써야 할 사항으로는 ‘2년 기간제한 없는 기간제 근로자의 범위를 넓게 인정(39.0%)’이 가장 많았고 ‘차별시정 판단기준 안내(28.2%)’ ‘정규직 노조의 양보 분위기 조성(12.3%)’ ‘파견 허용 근로자 범위 확대(12.0%)’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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