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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아침에] 네이버 없이 살아남기

뉴스스탠드로 언론계 충격 각 사 인터넷 방문자 급감<br>네이버 의존도 줄이고 뉴스유통 새로운 틀 만들어야


충격이다. 예상은 했지만 막상 눈앞의 현실로 닥치니 막막하다.

네이버 뉴스스탠드 얘기다. 4월1일 시작된 네이버 뉴스스탠드로 각 언론사들의 인터넷 방문자수와 페이지뷰가 급락했다. 평정심을 잃지 않고 눈앞에서 인터넷 독자들이 떨어져 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사태가 발생한 이유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또 오랜 시간을 걸쳐 누적된 문제가 터져 나온 결과다. 애초에 첫 단추가 잘못 꿰어졌다. 그리 크지 않은 돈을 받고 언론사들이 네이버에 뉴스를 주기 시작한 것부터가 잘못이다. 언론사들은 자기 뉴스를 보는 인터넷 독자를 늘리겠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했지만 그러다 보니 네이버가 인터넷 뉴스유통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공룡이 됐다. 4년 전 시작한 뉴스캐스트는 이 같은 경향을 더욱 심화시켰다. 언론사들이 네이버 첫 화면의 뉴스 제목을 직접 달고 이를 클릭하면 자사의 인터넷 홈페이지로 연결되게 되자 각 사의 인터넷 방문자수가 급증했다. 이는 곧바로 언론사 인터넷 부문의 광고매출 증대로 연결됐고 각 사의 네이버 의존도는 더욱 심화됐다. 또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낚시성, 선정적 기사제목과 사진들이 난무하면서 독자들의 비판여론도 높아져갔다.

그럼 뉴스스탠드 체제로 바뀌면 이 같은 경향들이 개선될까. 이제 시작한 지 몇 일되지 않아 정확한 판단은 어렵지만 답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오히려 네이버 뉴스스탠드를 통해 들어온 독자들의 추가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선정적 사진과 낚시성 제목들이 더욱 범람하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뉴스 독점은 더욱 심각한 문제다. 뉴스스탠드 체제 출범 이후 승자는 네이버 스스로와 연합뉴스다. 다른 언론사 대부분의 인터넷 독자가 줄었지만 이들은 크게 늘었다. 언론사 제호를 선택하고 다시 기사를 선택해야 하는 뉴스스탠드 체제의 이중 클릭이 귀찮아 바로 '네이버뉴스'를 클릭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네이버 뉴스의 페이지뷰는 뉴스스탠드 시행전과 비교해 60%이상 급증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어느 뉴스를 톱으로 올릴 것인가'라는 기능 자체가 언론의 주요 역할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네이버는 이미 미디어공룡이다.

또 네이버 첫 화면에 다른 언론사들은 브랜드만 나타나는 반면 연합뉴스는 속보창이 뜨면서 기사제목을 끊임없이 내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연합뉴스 방문자수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뉴스스탠드는 인터넷ㆍ모바일 시대의 뉴스소비 경향과 배치된다는 문제점도 있다. 인터넷 시대의 뉴스소비는 언론 브랜드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이슈ㆍ주제에 따라 이동한다. 반면 뉴스스탠드는 언론사 브랜드를 나열하고 이중에서 고르라고 한다. 그동안 기사제목을 보고 뉴스를 고르던 독자들에게 갑자기 신문가판대처럼 각 언론사 제호를 놓고 고르라고 하니 당혹스럽다.



앞으로의 관건은 언론이 네이버 의존을 줄이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뉴스캐스트 이전 상황을 볼 필요가 있다. 당시에도 네이버의 영향력이 컸지만 지금 정도는 아니었다. 각 언론사들은 나름의 인터넷 브랜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고 어느 정도 성과도 거뒀다. 그러던 것이 네이버 뉴스캐스트 체제로 확 달라졌다. 뉴스캐스트가 주는 단물에 빠져 각 사의 브랜드 경쟁력은 사라지고 낚시만 남게 됐다.

차제에 언론의 인터넷 경쟁력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시 물어볼 필요가 있다. 네이버 의존을 줄이면서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원론적인 얘기이지만 기사와 브랜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정도다.

네이버와 언론사의 관계도 재정립해야 한다. 뉴스생산이든 뉴스유통이든 독점은 독자들에게 왜곡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네이버 의존을 줄이기 위한 언론의 노력도 시급하다. 뉴스유통을 위한 새로운 방식과 틀을 만들려는 언론 공동의 노력도 필요하다.

모바일 분야의 뉴스유통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모바일에서조차 네이버처럼 어느 한 포털이 뉴스유통을 독점하는 것은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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