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벡스코(BEXCOㆍ부산전시컨벤션센터)가 세계적 컨벤션센터가 되겠다며 최근 전시 면적을 두 배로 늘리는 대규모 시설확충 사업을 완료했지만 정작 그 동안의 경영성적은 영 신통치 않아 자칫 '속 빈 강정'이 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3일 부산시에 따르면 벡스코의 지난해 전시장 가동률이 간신히 55%대를 유지했다. 지난 1년간 벡스코 전시시설은 201일 정도 가동됐으며 나머지 164여일은 개점 휴업상태를 면치 못했다.
세계적 컨벤션 센터가 되기 위해선 전시장 가동률이 적어도 70%대를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
실제 감사원이 발표한 2011년 전국 컨벤션시설 평균 가동률을 살펴보면 서울 코엑스 68%, 대구 엑스코 67%,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65.4%였고 부산 인근의 창원컨벤션센터는 전시장 74.5%, 회의장 70.6%의 가동률을 기록했다.
벡스코는 이처럼 저조한 가동률 탓에 지난해 경영실적도 간신히 낙제를 면한 것으로 드러났다.
벡스코의 지난해 경영 실적을 분석해본 결과 전시ㆍ임대사업 수익은 총 매출액 154억4,000여만원이며 이 가운데 원가는 141억300여만원으로 매출이익이 13억4,000여만원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매출이익에서 판매비와 관리비용 41억9,600여만원을 제하면 오히려 28억5,200여만원의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 벡스코가 주 사업인 전시ㆍ임대 사업에서 수익을 전혀 발생시키지 못한 것이다.
벡스코는 이 같은 손실을 부산시와 정부가 전시ㆍ회의를 위해 지원하는 23억6,000여만원의 보조금을 통해 겨우 메우고 있다. 부산시와 정부의 행사 보조금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자체 경영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벡스코는 최근 발표한 지난해 경영 실적 보고서를 통해 '흑자경영'이라고 명시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벡스코는 지난해 13억842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고 보고했다. 당기 순이익을 기록한 것은 경영 성과가 아니라 이자수익 때문. 벡스코는 지난해 15억8,000여만원, 2010년도에는 14억5,000여만원의 이자수익을 얻었다. 결국 저조한 경영실적을 자치단체 보조금과 자본금 이자수익으로 사실상 가려온 셈이다.
부산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부산의 전시ㆍ컨벤션산업을 대변하는 벡스코는 부산시와 정부의 지원책이 없다면 해마다 영업손실로 인한 자본잠식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부산지역 컨벤션 업계 관계자도 "부산이 국제적 전시컨벤션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선 관련 산업의 경쟁력 제고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컨벤션센터의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전문경영인 체제를 손질해 경영합리화를 적극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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