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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공 못 보셨어요?”
18일 강원 춘천의 엘리시안 강촌CC(파72·6,450야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DB대우증권 클래식(총상금 6억원·우승 1억2,000만원)에 출전한 상당수 선수는 티샷한 공을 찾지 못해 진땀을 뺐다. 이 골프장은 올 시즌 치러진 대회 중 7번째로 짧은 코스. 이 때문에 변별력을 주기 위해 러프의 난도를 높였고 선수들은 좁은 페어웨이와 질긴 러프 탓에 곤란을 겪었다. 러프 길이는 최대 5㎝로 그리 긴 편은 아니었지만 밀도를 크게 높여 벙커 못지않은 ‘함정’으로 만들었다.
올 시즌 상금랭킹 1위(7억5,800만원)이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 여자오픈 챔피언 전인지(21·하이트진로)도 1번홀(파4)부터 러프를 경험했다. 티샷을 오른쪽 언덕으로 보낸 것. 러프에 숨은 공을 찾지 못해 잠깐 당황했지만 전인지는 그래도 버디를 잡았다. 까다로운 라이의 두 번째 샷을 핀 2.5m에 붙여 1퍼트로 마무리했다. 보기 없이 버디 3개로 전반을 마친 전인지는 후반 들어 12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13번홀(파4) 중거리 버디로 바로 타수를 만회했다. 14번홀(파4) 보기 역시 15번홀(파5) 버디로 지웠다. 17번홀(파5) 버디를 보탠 전인지는 4언더파 68타 공동 6위로 마쳤다. 단독 선두 조정민(21·7언더파)과 3타 차. 지난주 LPGA 투어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프랑스) 컷 탈락에 따른 후유증은 보이지 않았다.
경기 후 전인지는 “S-OIL 챔피언스 대회(6월)에서 처음 타이틀 방어를 했는데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짜릿하다”면서 “엘리시안 골프장(당시는 엘리시안 제주)과의 좋은 인연이 이어져 다시 한 번 그때의 성취감을 느끼고 싶다”는 말로 대회 2연패에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그는 “프랑스에 갔다가 생각보다 일찍 들어와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상태”라며 웃어 보인 뒤 “응원해주시는 팬들과 익숙한 환경 덕에 즐겁게 경기했다. ‘나는 바운스백 능력이 좋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임했더니 보기 바로 다음 홀에서 버디로 만회했다”고 설명했다. 또 “샷 감이 좋았던 에비앙에서는 완벽하게 치고 싶은 마음에 의욕이 앞섰다. 커가는 과정에서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전인지와 같은 조로 경기한 상금 2위 이정민(23·비씨카드)과 지난주 KLPGA 챔피언십 우승자 안신애(25·해운대비치골프리조트)는 이븐파 중위권으로 마쳤다. 박성현(22·넵스)은 5번홀(파4)에서 2차례 티샷 아웃오브바운즈(OB) 끝에 3타를 잃고도 전인지·조윤지(24·하이원리조트) 등과 같은 4언더파 공동 6위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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