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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기술혁신 안간힘
입력2002-01-08 00:00:00
수정
2002.01.08 00:00:00
"선진국 제품 더 이상 안베끼겠다"
'이제 더 이상 남의 제품 모방은 않는다'
그 동안 주요 선진국이 개발한 기존 제품을 모방, 좀더 저렴한 가격에 파는 전략을 펼쳐온 대다수 타이완 기업들이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며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AWSJ)이 최근 이같이 전했다. 자체 기술을 개발, 제품의 부가가치를 좀더 높이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
저널은 이 같은 경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예로 타이완 기업의 특허출원 건수를 꼽았다. 지난 90년 10권 밖이었던 타이완 기업의 미국내 특허출원 건수는 95년 한국에 이어 7위를 차지했고, 2000년에는 세계경제의 빅3인 미국ㆍ일본ㆍ 독일의 뒤를 이어 4위에 올라섰다.
아직 정확한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2001년 타이완의 특허 출원 증가세는 더욱 뚜렷해진 것으로 AWSJ은 전했다. 숫자상으로도 90년 732건에서 2000년에는 4,667건으로 무려 6배가량 늘어났다.
특허 출원이 늘어난 대표적인 기업은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혼하이 정밀이다. 지난 96년 미국에 출원한 특허수가 2개에 불과했던 혼하이 정밀은 2000년 그 숫자를 279개로 늘렸다.
또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인 타이완 반도체(TSMC)의 특허출원수도 지난 95년 73개에서 2000년 282개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기술혁신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한 것이 타이완 기업의 특허출원 급증을 유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타이완 기업은 미국 등에서 개발된 제품을 단순히 모방, 저렴하지만 쓸만한 제품을 만드는 데 주력해왔다.
일등 기업이 되기 위해 기술개발에 돈을 쏟아 붓는 대신 쓸만한 제품을 적당히 모방ㆍ판매함으로서 이등만 차지하겠다는 전략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세계경제가 글로벌화 하면서 이등제품으로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졌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이에 따라 타이완 기업들이 기술개발에 적극 나선 것으로 AWSJ은 풀이했다.
이와 함께 지적재산권 문제가 국제적인 이슈가 되면서 다른 나라 제품을 살짝 변형해 판매하는 방식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점 역시 또 다른 원인이란 게 관련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저널은 이 같은 타이완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타이완의 주력 업종이 반도체ㆍ전자 등 정보기술(IT)분야인 만큼 이 같은 기술개발 노력이 타이완의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이 신문은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추세 속에서 타이완에서는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제품 생산은 중국 본토의 공장에 맡기는 분업체제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타이완 기업의 특허출원 증가를 평가절하하고 있다. 특허의 대다수가 상업적인 가치가 없는, 단지 특허 건수를 많다는 점을 선전하는 데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취득 됐다는 분석이다.
타이베이 법무법인의 프레드 옌 변호사는 "타이완 기업들에게 특허는 단지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장식품에 불과 하다"며 "아직 많은 기업들이 기술개발보다는 다른 제품 모방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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