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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싱가포르의 도전


일년에 한 번씩 꼭 나를 찾아오는 분이 있다. 이분은 싱가포르 관광청에서 일하시는 싱가포르 국적의 분이다. 우리회사가 홍콩에 현지법인이 있고 홍콩에서 일년에 두 번 경매를 한다는 것을 알고 싱가포르로 현지법인을 옮겨달라고 설득하기 위해 찾아오는 것이다. 경매도 싱가포르에서 하라고 설득하기가 3년째다.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국립예술위원회와 싱가포르 경제개발청 등 정부기관에서 지난 2010년부터 문화예술지구인 길먼 베럭에 1,000만싱가포르달러(한화 약 86억원)를 투자했다고 한다. 길먼 베럭은 싱가포르가 영국 식민지 시절 약 6만4,000㎡(약 2만평)의 부지에 영국 군대의 주둔지로 조성됐던 건물이다. 싱가포르는 이곳에 아시아 중요 화랑, 현대미술센터 및 국제적인 작가 레지던시를 유치해서 싱가포르를 아시아 현대미술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를 가지고 있다.

한때 싱가포르는 소더비ㆍ크리스티로 대변되는 국제 경매시장에서 아시아의 허브로서 부동의 위치를 차지했었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그 위치를 홍콩에게 넘겨주게 됐고 지금 싱가포르에는 소더비ㆍ크리스티의 사무소만 남아 있게 됐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GST(Goods and Sevices Tax)인데 이는 우리나라의 부가가치세 개념의 세금으로 세율은 7%다. 결국 고가의 미술품에 부가되는 GST를 피하기 위해 세금이 없는 홍콩으로 아시아 미술 시장의 허브가 옮겨간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고심 끝에 스위스의 프리포트(무관세 지역)를 모델로 한 싱가포르 프리포트 매니지먼트를 2010년 창이 국제공항 내에 만들었다. 이는 고가의 미술품ㆍ보석ㆍ시계ㆍ다이아몬드ㆍ골동품ㆍ빈티지ㆍ자동차ㆍ와인 등을 프리포트에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싱가포르의 포트 녹스를 꿈꾸는 것이다. 이미 세계적 경매사의 모회사에서는 무관세 지역 내에 창고를 마련해 고객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무관세 지역에서는 세금 걱정 없이 별도의 최고급 뷰잉룸에서 거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싱가포르는 미술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아트페어인 '아트 스테이지 싱가포르'를 더욱 더 국제적인 행사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럼 싱가포르가 이렇게 미술 시장의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열심인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의 거부들과 인도네시아ㆍ말레이시아ㆍ필리핀ㆍ인도, 더 나아가 호주와 뉴질랜드의 거부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이다. 이는 결국 금융의 중심지로서 싱가포르의 역할을 더욱 확고히 해줄 것이다. 싱가로프는 이미 무공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갖는 미술품의 가치를 꿰뚫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처럼 우리나라도 미술산업을 긍정적으로 발전시켜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싱가포르의 사례를 좀 더 신중히 연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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