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가박스의 최대주주인 맥쿼리펀드는 중국계 SI 1곳과 중국계 FI 1곳의 컨소시엄을 메가박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이번주 내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현재 메가박스 지분은 맥쿼리펀드가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인 한국멀티플렉스(KMIC)가 50%에 1주를 더 가지고 있다. 이번 매각 조건 중에는 공동 매각권(tag-along right)이 포함돼 있어 지분 100%를 인수하는 가격은 5,7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본입찰에 참여한 이 컨소시엄과 또 다른 중국계 SI는 모두 5,700억원 수준의 가격을 제시한 바 있고 이번 가격결정은 어센딩 비드(ascending bid) 방식으로 진행돼 최종 가격은 5,7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어센딩 비드는 각 인수 후보별로 개별 협상을 통해 제안가격을 받고 제시된 최고가격을 근거로 다른 후보의 가격 향상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로써 2007년 맥쿼리펀드에 출자한 행정공제회(700억원), 국민연금(300억원), 군인공제회(300억원) 등 기관투자가들은 투자한 지 8년 만에 자금회수가 가능해졌다. KMIC는 지난 2009년에도 메가박스 지분매각을 시도해 롯데와 SK 등이 입찰에 응했지만 가격 조건이 맞지 않아 실패한 바 있다. 이번에 성공적으로 매각이 완료된 데는 메가박스의 실적이 꾸준히 개선됐기 때문이다. 메가박스 영업수익은 2010년 1,227억원에서 지난해 2,061억원까지 확대됐다.
앞으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 컨소시엄은 최종 결정된 가격을 토대로 지분 46.5%를 보유한 메가박스 2대주주 제이콘텐트리에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묻는다. 제이콘텐트리가 100% 지분 최종 가격의 50%인 3,000억원 수준에 나머지 지분을 사들이기로 결정하면 제이콘텐트리가 메가박스를 사들일 수 있다. 다만 제이콘텐트리는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로 맥쿼리펀드가 보유한 50%+1주를 사들일 수 있지만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 IB 업계에서는 권리 행사가 힘들다고 보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