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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新人脈] 미술계 '아카데믹 서울대' '감각적 홍익대' 현대미술의 양대 산맥



● 서울대 학맥
'닥의 작가' 정창섭·수묵채색 대가 박노수
전위적 개념미술 윤명로 등 탄탄한 저력
서세옥·서도호·김종학·김봉태 등도 두각
김세중·송영수·최만린 한국 조각 구심점

● 홍익대 학맥
모노크롬 대가 박서보 '살아있는 전설'
서양화 이두식·사진작가 배병우 맹활약
김수자·강익중·이불 등 세계 무대서 인정
이형구·이용백·이동기 등 젊은 작가 주목
조선시대 최고의 화가를 일컫는 삼원삼재(三園三齋)는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오원 장승업과 겸재 정선, 현재 심사정, 관아재 조영석을 가리킨다. 이 중 막내 격인 오원 장승업의 기교와 감각은 '한국 동양화의 시조'가 되기에 충분했고 그 화풍은 조선시대 마지막 도화서 화원이었던 소림 조석진과 심전 안중식에게 전해졌다. 심전은 청전 이상범(1897~1972)과 심산 노수현(1899~1978)을 제자로 길러냈는데 이들이 각각 홍익대와 서울대에 동양화과를 창설해 현대 미술 교육의 기틀을 다졌다. 이렇게 시작된 서울대와 홍익대 미술대학의 '학맥' 파워는 미술계에서 전통적인 양강 구도를 형성해왔다. ◇아카데믹 서울대='닥의 작가'라 불린 정창섭과 수묵채색화의 대가 박노수.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회고전 성격의 개인전을 연 두 원로작가의 공통점은 서울대 미대 회화과 1회 졸업생이라는 것. 서울대 미대의 분위기는 이들 원로작가처럼 아카데믹하고 차분하지만 언제든 새로운 장을 열수 있는 탄탄한 저력이 있다. 지난 1960년대 한국의 전위적 개념미술을 이끈 윤명로 서울대 명예교수, 전통 동양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혁신을 보인 동양화가 서세옥이 대표적이다. 서세옥의 큰아들 서도호는 서울대 회화과, 예일대 석사 출신으로 국제무대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한국작가로 꼽힌다. '설악산 화가'로 불리며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연 김종학, 기하학적 추상 1세대인 김봉태 등도 모두 같은 학맥을 잇고 있다. 한편 한국 추상조각의 아버지 격인 조각가 김종영이 1948년에 서울대 미대 조소과 교수로 부임한 후 1회 졸업생이자 세종로 이순신 장군상으로 유명한 조각가 김세중을 비롯해 추상 철조의 선구자인 송영수, 최만린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최종태 현 김종영미술관장 등을 키워냈다. 이들 원로 작가는 오늘날 한국 조각계의 구심점이다. 동양의 절제미와 서양적 추상성을 동시에 구현하는 '오리화가' 이강소, 과감한 필치로 역사와 도시에 대한 인문학적 질문을 던지는 서용선, 미술의 사회적 역할을 실천하는 '제주화가' 강요배, 자연과 생명을 그리는 김병종 서울대 교수, 전통수묵화를 연상시키는 몽환성과 세련미를 모두 갖춘 문범 건국대 교수, 시퀸이라는 독특한 재료를 이용해 다채로운 작품세계를 펼쳐가는 노상균 등도 서울대 출신이다. 젊은 작가로는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에 한국관 대표작가로 참여했던 양혜규와 2007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받은 정연두의 활약이 눈에 띈다. 한편 서울대 응용미술학과 출신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은 창작활동을 하는 작가는 아니지만 미술계에서 '보이지 않는 큰손'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배순훈 국립현대미술관장의 부인인 신수희 작가도 서울대 미대 출신이다. ◇감각적 홍익대='홍대앞'은 곧 미술거리를 뜻하는 일반명사가 될 정도로 홍익대 미대의 국내 영향력은 크다. 한국적 모노크롬의 대가이자 '묘법' 시리즈로 유명한 원로작가 박서보는 '살아 있는 전설'로 현재 홍대 화파(畵派)의 구심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80대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는 그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보도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아버지"라고 평했다. 홍익대 회화과 출신의 하종현 전 시립미술관장은 홍익대 교수직을 떠나면서 받은 퇴직금과 사재를 털어 '하종현미술상'을 제정, 후배 작가와 평론가를 지원하고 있다. 서양화가 이두식은 '축제' 시리즈를 필두로 한 감각적 추상화로 국내외에서 왕성하게 전시를 여는 한편 2007년 이후 현재까지 부산비엔날레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소나무' 시리즈로 유명한 사진작가 배병우(서울예술대 교수)는 홍익대 응용미술학과 출신으로 미술을 전공한 뒤 사진으로 전향한 경우다. 이처럼 홍익대 출신 작가는 감각적인 면모가 탁월하다. 국제무대에서 각광 받는 이들도 다수 배출했다. 오방색이 뒤섞인 보따리로 한국인의 정서를 보여준 현대미술가 김수자는 서양화과를 졸업한 뒤 미국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다. 1997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로 참여해 특별상까지 받은 작가 강익중도 같은 과 출신이다. 1999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였으며 강익중에 이어 2회 연속 특별상을 수상한 여성 작가 이불은 조소과 출신이다. 다양한 퍼포먼스와 오브제 작업을 통해 여성에 대한 남성 중심 사회의 억압, 성상품화 등을 표현해 '여전사'라는 별명이 따라붙었다. 국제적인 주목을 받으며 국내보다 해외에서의 활동이 더 활발하다. 홍익대 출신의 30~40대 젊은 작가군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홍익대를 졸업하고 예일대 대학원에서 석사를 한 조각가 이형구는 2007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참여했고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로 참여한 이용백 역시 홍익대 출신으로 슈투트가르트국립조형예술대학교대학원 조각과를 졸업한 후 귀국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홍익대에서 미술 기반을 다진 뒤 유학을 떠나 국제적 감각을 익혔다. 이들 외에도 '아토마우스'로 유명한 화가 이동기, '동구리'를 주인공으로 한 현대적 산수화를 그리는 권기수, 팝아티스트 강영민, 2차원의 사진으로 3차원의 입체작품을 만들어내는 설치작가 권오상 등이 왕성한 활동으로 주목 받고 있다. 한편 홍익대 미대에는 이들 실기 학과 외에도 1988년에 신설된 예술학과가 있는데 이제 40대에 접어든 1~3회 출신이 큐레이터ㆍ평론가 등으로 활동하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를 맡은 윤재갑 큐레이터가 홍익대 예술학과 출신이다.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은 그동안 유학파 출신, 혹은 이화여대 출신이 주로 커미셔너를 맡아오던 중 이번에 처음으로 홍익대 예술학과 출신이 맡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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