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판 소제목으로 추가된 내용인‘2014년 디자인경영 2.0 가동’같은 내용이 추가됐으면 합니다.
지난 2006년 세계적인 경영 전문가인 톰 피터스는 평범한 상품과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드림 상품의 차이를 설명하며 현대자동차를 부정적인 사례로 들었다. 페라리가 드림 상품이라면 현대차는 평범한 상품이라는 다소 민망한 평가였다.
하지만 7년이 흐른 2013년, 분위기는 확 달라졌다. 지난해 말 독일의 자동차전문지 오토빌드는 “디자인 측면에서 싼타페가 BMW X3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전했다. 경쟁사인 벤츠나 폭스바겐의 회장도 올 초 “현대차는 디자인과 스타일 면에서 변화를 느낄 수 있다”고 인정했다.
이 같은 극적인 변화의 중심에는 바로 오석근 현대차 부사장이 자리 잡고 있다. 그는 30일 ‘서울포럼 2013’ 세션3 미래 파트 강연에서 현대차 변신의 비결을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
오 부사장은 ‘디자인이 주도하는 현대자동차의 미래’ 강연에서 “현대차 성공의 비결은 디자인”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2000년 중반까지 현대차가 시장에서 받은 디자인 평가를 있는 그대로 털어놓았다. 오 부사장은 “과거 디자인 관련 서적을 보면 현대차를 두고 ‘마치 이 소리, 저 소리 닥치는 대로 마구 해대는 것 같다’고 평가할 정도였다”며 “어느 모델은 BMW를 흉내 내고 있고 다른 모델은 어큐라, 어떤 것은 머큐리ㆍ도요타 같다는 혹평 일색이었다”고 전했다.
오 부사장은 “당시 현대차는 기존의 디자인ㆍ개발ㆍ생산 시스템에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며 “패스트 팔로어에서 마켓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 창조적이고 혁신적 시도로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고민의 결과로 탄생한 것이 현대디자인 철학인 ‘유연한 역동성(Fluidic Sculptureㆍ플루이딕 스컬프처)’이다.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흐르는 듯한’ 디자인으로 예술작품을 조각하듯 만든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오 부사장은 “디자인철학을 완성하고 진행했던 세부전략이 바로 패밀리 룩”이라며 “한 브랜드의 여러 차종이 마치 가족같이 디자인 특징을 공유해 브랜드 전체의 이미지를 형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부사장은 또 다른 전략으로 지역별 최적화를 소개했다. 그는 “플루이딕 스컬프처라는 공통된 가치를 공유하되 각 지역의 특성과 니즈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도록 했다”며 “지역문화와 시장환경, 디자인 경향이 유연하면서도 창의적으로 녹아든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창조적 혁신은 2010년 이후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오 부사장은 “디자인 혁명 후 3년 동안 북미지역 현대차 판매량은 74%나 늘었다”며 “핵심요인은 단연 디자인”이라고 전했다.
오 부사장은 강연 말미에서 현대차 디자인경영 전략의 미래를 살짝 공개했다. 그는 “내년부터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을 전개한다”며 “보다 더 인체공학적이며 친환경적이고 기능과 외형이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이라고 말했다. 오 부사장은 “현대차 디자인의 미래는 더욱 업그레이드될 것”며 “제네시스ㆍ쏘나타 후속모델부터 기대해달라”고 청중의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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