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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아서…" 승객도 기사도 나몰라라

버스 안전띠 착용 의무화 2개월 됐지만…<br>기사 "과태료 냈단 얘기 못 들어"<br>전문가 "홍보·관리 강화해야"

23일 오전 인천을 출발해 서울역으로 가는광역급행버스에서 한 승객이 안전띠를 매지않은 채 잠을 자고 있다. /김연하기자

24일로 버스 안전띠 착용 의무화 시행 2개월을 맞는다. 광역급행버스·시외버스·전세버스 등이 대상이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에 따라 버스 기사는 승객에게 안전띠 착용 의무화 사실을 알려야 하며 승객이 안전띠를 매고 있지 않다 적발되면 기사에게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시행 2개월째인 안전띠 매기는 과연 잘 되고 있을까. 이 같은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23일 오후 서울역에서 부천 동막역까지 가는 광역급행버스에 올랐다. 버스 안에는 모두 13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지만 안전띠를 매고 있는 승객은 단 1명에 불과했다. 안내도 처음 출발할 때 미리 준비된 방송만 한 번 나왔을 뿐 기사의 확인도 구두 안내도 없이 버스가 그냥 달렸다. 이 때문에 버스가 갑자기 속력을 줄이자 승객들이 스마트폰으로 DMB를 시청하다 앞 좌석 등받이에 머리를 찧기도 했다.

두 아이와 함께 버스를 탄 임모(40)씨는 "안전띠를 안 매면 아이들은 특히 더 위험하다는 것을 알지만 나부터 귀찮아서 안 매니까 아이한테도 말을 안 하게 된다"고 말했다.

버스기사 신모씨는 "두 달 전에는 육성으로 매라고 얘기했는데 지금은 방송만 틀고 만다"며 "기사들도 안 매는 경우가 있는데 승객들한테 일일이 매라고 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에서 서울역으로 가는 급행버스도 사정은 비슷했다.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전 한 차례 방송이 나오자 안전띠를 착용하는 승객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의 승객은 방송 안내를 무시했다.



이처럼 안전띠 착용 의무화 제도가 시행된 지 2개월이 됐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은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행 급행버스를 운전하는 한 기사는 "아직 단속에 걸려본 적도 없고 주위 기사들 중에도 단속당했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현재 단속 현황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단속은 경찰에서 하고 각 지방자치단체가 단속 현황을 집계하면 중앙정부에서 취합하는 구조"라며 "지난달까지는 홍보에 초점을 맞췄고 이달 초부터 본격적으로 단속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홍보를 강화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성낙문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실장은 "안전띠 착용은 법적 강제 여부와 무관하게 시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단속 범위와 횟수를 늘리고 홍보를 강화해 하루빨리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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