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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장부 기록보다 휘발유 적다"… 정유사 "억지 주장, 공급 안 할 수도"

■ 알뜰주유소, 정유사와 분쟁 비화<br>알뜰주유소 확산 찬물 우려에 조율책임 석유공사 전전긍긍



정부가 기름 값 인하를 목표로 적극 추진하고 있는 알뜰주유소 정책이 예상치 못한 난관에 봉착했다. 알뜰주유소, 그것도 지난해 말 1호점으로 개장한 경동주유소와 이곳에 기름을 공급하는 정유사인 현대오일뱅크가 부족한 기름 보상 문제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어서다. 둘 사이를 조율해야 할 석유공사는 전례가 없던 일에 당혹해 하면서도 뚜렷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자칫 둘 사이의 분쟁이 커질 경우 알뜰주유소 확산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부족한 기름 보상해라=장부상 기재된 용량보다 기름이 적다며 보상을 요구한 주유소는 경기도 용인시 마평동에 위치한 경동알뜰주유소다. 석탄 채광업에서 해외자원개발, 종합레저 등으로 사업 분야를 넓히고 있는 주식회사 경동이 지난해 12월 옛 마평주유소를 인수, 국내 알뜰주유소 1호점으로 개장했다. 석유공사와 알뜰주유소 계약을 맺고 기름은 수도권과 중부권 공급사인 현대오일뱅크로부터 제공받아왔다.

그런데 지난 6월 경동 측이 입고된 물량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려고 계량기를 설치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경동이 3주에 걸쳐 현대오일뱅크에서 공급한 무연휘발유 양을 측정해봤더니 장부상 기록보다 적게 들어온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 기간 장부상 기록된 공급 물량은 총 20만리터. 그러나 계량기 측정 결과 실제 입고용량은 19만9,216리터로 784리터가 부족했다. 문제는 이 부족분을 알뜰 주유소를 운영해온 전체기간(1~7월)으로 환산했을 때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점이다. 3주에 784리터가 부족하면 1개월(4주)에는 1,045리터, 7개월에는 7,315리터가 부족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국 오피넷에 따르면 6월 현대오일뱅크가 주유소에 공급한 평균가격(세후)은 리터당 1,781원27전. 부족수량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무려 1,300만여원에 달한다. 석유공사만 믿고 알뜰주유소 사업을 시작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자 경동은 이런 내용의 보상 요청 공문을 공사 측에 보냈다.



◇현대 측, "억지주장, 기름 끊겠다"=석유공사를 통해 이 소식을 접한 현대오일뱅크는 강하게 반박했다. 계속 논란을 일으킬 경우 기름 공급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오일뱅크는 공사와 계약을 맺고 수도권과 중부지역의 알뜰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하고 있다. 경동주유소의 경우 성남 대한송유관공사 저유소에서 기름을 퍼서 날라준다. 기름의 정량 유무는 저유소에서 출하할 때 계량기로 측정하기 때문에 문제가 전혀 없다는 게 현대 측 주장이다. 현대오일뱅크의 관계자는 "성남 저유소에서 출하할 때 계량기로 정량 이상 유무를 체크하고 탱크로리 차량의 위치도 GPS로 수시로 파악한다. 기름이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면서 "기름이 부족하다는 경동 측의 주장을 듣고 해당 자료를 검토한 결과 전혀 이상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현대 측은 그럼에도 경동이 계속 보상을 요구할 경우 기름 공급을 끊을 수밖에 없으니 다른 공급선을 알아볼 것을 공사 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주유소는 이상이 없는데 왜 경동주유소만 그러느냐는 얘기다.

◇전전긍긍 석유공사=상황이 이렇자 석유공사는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이다. 둘 사이의 분쟁이 커질 경우 자칫 알뜰주유소 확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유소들이 저마다 계량기를 설치한 후 기름이 부족하다며 공사 측에 보상을 요구할 경우 마땅한 대응 방안도 없다. 그러다 보니 사안이 커지지 않기를 바라며 방관하는 모습마저 읽힌다. 석유공사의 한 관계자는 "경동 측이 부족수량에 대해 보상 요구를 한 것은 맞다. 그러나 주유소에서 설치한 사설 계량기의 신뢰성을 확인할 수 없고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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