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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협상] 고무줄로 변한 데드라인 누구편?

"연장전 48시간은 美에 더 유리" 평가<br>"美의 TPA법 따라 춤추는 정황이 뒷받침" 비판<br>일부선 "盧대통령의 뜻 관철위해 시간벌었다" 긍정도


황사로 뒤덮인 협상장 협상시한 연장으로 협상장소인 하얏트호텔은 긴장감이 더욱 흐르고 있다. 1일 오전 호텔 앞에서 경찰들이 황사를 피해 마스크를 쓰고 경비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고무줄로 변한 데드라인은 누구 편이었을까. 정부가 협상시한의 연장을 거부했다 돌연 수용하면서 연장된 48시간은 미국에 더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시한연장은 협상이 타결되든 결렬되든 향후 많은 논란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고무줄로 변한 데드라인=외교통상부는 장관급 최종협상의 시한은 ‘3월31일 오전7시’라고 협상 시작 전부터 수차례 강조했다. 시한이 설정된 것은 미 무역촉진권한(TPA)법 때문이다. 통상협상 권한이 미국에서는 의회에 있어 신속하고 효율적인 협상을 위해 의회는 행정부에 협상권한을 위임했는데 그 근거가 TPA법으로 한정법이다. TPA 만료일은 오는 7월1일. 미 행정부는 외국과 통상협정을 맺을 때 TPA 만료 90일 전 의회에 보고해야 하기 때문에 ‘원조 시한’은 4월1일 자정이었다. 다만 3월31일과 4월1일이 각각 토요일과 일요일로 의회가 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법적 효력을 얻으려면 협상결과가 미국시각으로 3월30일 오후6시, 우리시각으로 31일 오전7시까지 의회에 통보돼야 한다고 해 당초 시한이 설정됐다. 정부에 따르면 미측이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협상결과의 의회 통보가 가능하다며 연장의사를 타진해 데드라인이 ‘원조시한’으로 바뀌며 48시간의 협상연장이 가능해졌다. 미측 TPA에 따른 엄밀한 협상 만료시한은 우리시각으로 2일 오후1시지만 미측 내부의 정리시간을 감안해 12시간 앞당긴 2일 오전1시로 최종 협상시한이 정해졌다. ◇48시간은 누구 편이었나=시한연장에 따른 득실은 협상결과가 상세히 공개돼야 판단할 수 있지만 협상장 주변에서는 이미 “연장된 시간은 미국편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우선 협상연장을 미측이 먼저 제안하고 우리측이 우여곡절 끝에 이를 수용했다는 정황이 이 같은 평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맨 처음 협상연장설이 불거진 것은 3월30일 오후3시쯤으로 청와대는 곧바로 “협상연장은 전혀 없다”며 강력 부인했다. 협상단의 한 핵심관계자도 당시 “대통령이 나서 연장에 따른 손익을 분석해 내린 결론인 만큼 번복은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시한연장이 한국 협상단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없는 것도 아니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이 ‘1~2가지 꼭지를 직접 따내겠다’고 했는데 대통령의 뜻을 관철시키는 시간을 벌기 위해 협상연장을 막판에 수용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호루라기에 춤춘 협상=협상시한 연장 배경이나 득실과는 논외로 이례적인 협상연장이 ‘미국법에 따라 춤추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상황을 극명하게 드러냈다는 비판은 거세지고 있다. 미국과의 FTA 협상 출범을 위해 스크린쿼터 축소, 수입자동차 배기가스 기준강화 유예 등 4대 선결조건을 내주며 시작한 한미 FTA 협상의 시작과 끝이 모두 미국의 뜻에 따라 좌우됐다는 얘기다. 청와대가 처음 시한연장론이 제기됐을 때 거부를 표명한 것도 이런 맥락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측이 시한을 분명하게 못박아 국민들에게 알렸는데 미측이 수정할 수 있다고 하니 따라가면 국민들이 정부를 얼마나 우습게 여기겠느냐는 지적이 있었다”고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협상연장은 이에 따라 협상타결 여부와 상관없이 비판세력들의 한미 FTA 반대운동에 강한 동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타결에 매달려 결렬됐어야 할 협상을 연장한 꼴”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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