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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누구도 세금을 피해갈 수는 없다

“세상에 확실한 것은 죽음과 세금밖에 없다.” 미국 독립선언문 작성자인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이다. 올들어 국세청은 온ㆍ오프라인 시장 상인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탈세 조사를 펴고 있다. 그동안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개인자격으로 물건을 팔아온 오픈마켓 상인에게 25일까지 부가가치세를 신고하라고 통지서를 보냈고 남대문시장 상인을 중심으로 3,000억원 규모의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급해준 ‘자료상’을 적발해 이를 토대로 허위 세금신고를 한 오프라인 재래시장 상인을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동대문시장 등에서 영수증 없이 물건을 구입해 팔아온 오픈마켓 개인 판매자들은 부가가치세 공제를 받을 수 없어 ‘번 돈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옥션ㆍG마켓 등 오픈마켓 업체의 세금교육 부족과 영수증 발급을 기피하는 오프라인 재래시장의 관행 때문에 ‘고의적 탈세’가 아닌데도 졸지에 ‘탈세범’이 된 개인 판매자들도 적지않다. 가짜 세금계산서를 공급하는 ‘자료상’까지 끼고 허위로 부가가치세 공제를 받아온 시장상인 중에도 ‘장사는 안되는데 매출의 10%를 꼬박꼬박 부가가치세로 내는 것이 말이 되냐’며 억울함을 토로하는 사람이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세금에 대한 안이한 인식이 수많은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이들의 ‘이유 있는 변명’이 결코 통할 수가 없다. 오픈마켓에서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해온 판매상들은 ‘세금을 안내는 대신 가격을 내리는’ 일부 개인 판매상들 때문에 판매대금의 10%도 채 안되는 마진을 포기하고까지 상품을 팔아야 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탈세 때문에 생겨난 이 같은 출혈경쟁은 오픈마켓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원인으로도 작용했다. 어찌 보면 오픈마켓 개인 판매자들이 지금 ‘세금폭탄’을 두려워하게 된 것도 가짜 세금계산서까지 발급해가며 ‘진짜 영수증’을 내주지 않았던 남대문 등 오프라인 재래시장의 관행때문으로 볼 수 있다. 결국 탈세가 시장의 물을 흐리고 또 다른 탈세를 낳게 하고 있는 셈이다. 수익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세금이 존재한다.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억울한 사연과 이유들이 넘쳐 나겠지만 그들의 ‘무임승차’로 인해 수많은 선의의 납세자가 피해를 보고 시장경제가 혼탁해졌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번 사태가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성실납세’를 자리잡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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