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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정책 왜 안먹히나

말로만 신뢰회복, 투명성 제시못해정부가 시장 안정을 위해 잇달아 대책을 쏟아내고 있으나, 시장의 혼조가 지속되고 있다. 시장이 정부 정책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신이 불안하면 투신 대책을 세우고, 무역수지가 불안하면 그 대책을 발표하지만, 정부는 무언가 허둥지둥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참여자들의 반응이다. 정부는 금융시장의 신뢰회복과 안정이 구조조정의 핵심이라고 누누히 강조하지만, 중장기적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땜질식 미봉책에 연연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분위기를 전환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제2 경제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는 터에 정부는 공적자금이 바닥났는데도 솔직하게 추가자금 조성이 필요하고 국회의 동의를 얻을 태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사실을 시장 사람은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 이종구(李鍾九)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은 『정책의 효과가 시장까지 전달되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며『정부가 모든 부실요인을 파악해 대책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은 곧 안정을 보일 것』이라며 말했다. 그러나 시장 참가자들이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크게 금융기관 추가부실 발생 우려 7월 시가평가제 실시와 정부의 대규모 공적자금 조달에 따른 금리상승, 투신사 손실확대 우려 대우 워크아웃 표류 경제팀의 정책혼선 거시경제 불안등을 꼽을수 있다. ◇금융기관 추가부실 발생 우려=금융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금까지 정부가 금융기관 구조조정에 64조원의 공적자금과 22조원의 준공적자금 등 모두 86조원을 쏟아부었으며, 올해안에 금융구조조정을 마무리하려면 42조원의 공적자금이 추가로 투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부가 연초 투신권에 1차로 3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데 이어 이번에 부실확대를 이유로 4조9,000억원의 2차 공적자금을 지원키로 함에 따라 앞으로 또다른 부실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오는 7월 시가평가제 실시를 앞두고 고객들이 일제히 환매를 요구하고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채권값이 떨어져 환매요구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투신사들에 대량손실이 발생, 한국·대한투신의 부실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 게다가 정부가 추가 공적자금 조성 방안으로 예금보험공사의 유동화 증권(ABS) 발행키로 한 조처는 투신사의 추가손실을 입히게 하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시장에 채권물량이 증가하고, 그러면 금리가 오르게 되고 채권값은 떨어져 투신사의 부실이 가중된다는 시장 원리를 무시했다는 것. 12개 계열사의 워크아웃이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표류하고 있다. 정부·채권단·소액주주 등 이해당사자들간의 이해관계가 상충되고 각종 법적·제도적 장치가 미비하기 때문이다. 무려 70조원에 달하는 대우그룹 채권이 워크아웃 지연으로 부실해질 경우 대우채권에 물려있는 금융기관이 부실해져 금융시장 전체를 혼란으로 빠뜨릴 수 있는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 ◇경제팀에 대한 불신=현 경제팀의 정책혼선도 시장의 불신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헌재(李憲宰) 재정경제부 장관, 이기호(李起浩) 청와대 경제수석, 이용근(李容根)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이 은행통폐합과 공적자금조성에 대해 총선을 전후로 몇차례에 걸쳐 말을 바꾸었다. 시장에선 현 경제팀의 「물갈이론」도 흘러나고 있어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의심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율이 정부의 예상치를 웃돌아 과열조짐을 보이며 금리 상승압박이 심해지며, 경상수지 목표 달성이 어려운 여건임에도 정부가 안정론만 내세우고 있는 것도 시장의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는 대목이다. 거시지표와 목표치를 현실적으로 점검하고, 현안 해결방안과 실천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구동본 기자DBKOO@SED.CO.KR 입력시간 2000/05/1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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