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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제조업이 뜬다] <하> 오염물질 돈 되는 생태공장

비용절감·환경보호 두토끼 잡아<br>부산물 재사용해 수익 창출… 연간 700억이상 재료비 아껴<br>한국형 EIP모델 해외서 극찬

이수화학의 한 근로자가 생태산업단지(EIP)사업을 토대로 완공된 황화수소나트륨(NaSH) 플랜트에서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황화수소나트륨 생산 및 판매를 통해 연간 50억원 이상 신규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제공=이수화학

울산국가산단에 있는 이수화학은 지난 10월 정유탈황공정 중 발생하는 황화수소(H2S)가스를 원료로 황화수소나트륨(NaSH)를 만드는 기술의 특허권을 양도받아 상용화에 성공했다. 황화수소나트륨은 폐수 내 중금속을 제거하거나 비철금속 제련 공정내에서 환원재로 널리 쓰이는 물질이다. 환경기술업체 엔코아네트웍스는 지난 2010년부터 산단공의 도움을 받고 총 3억4,000만원을 투자해 이 기술을 개발했다.

이수화학 관계자는 "그동안 황화수소나트륨은 고려아연, LS니꼬동제련 등 주변업체들이 전량 중국에서 수입해 사용했던 물질"이라며 "최근 연간 1만4,000톤의 황화수소나트륨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완공해 연간 50억원 이상 판매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울산시는 지난 2008년부터 성암소각장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효성에 공급하고 있다. 울산시는 연간 39억원의 수익을 거두고, 효성은 연간 연료비 32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게 산단공측의 설명이다.

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이웃 공장들끼리 부산물을 주고 받아 오염물질을 대폭 줄이고 새로운 사업을 벌이는 생태산업단지(EIP) 모델이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전체 오염물질 배출량이 적어지는 것은 물론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는 이점까지 알려지면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제조업도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벗고 녹색산업으로 한단계 도약하고 있다.

이 사업 중심에는 산업단지공단이 우뚝 서있다. 사업모델은 간단하다. A기업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B기업이 재사용할 수 있도록 산단공이 중간에서 다리를 놓아주는 것. A기업은 부산물 처리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B기업에 이를 판매해 수익까지 얻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B기업도 밖에서 원료나 에너지를 사오는 것보다 저렴한 비용만 지출하면 된다.

EIP사업은 지식경제부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처음에는 시범산업단지 5곳에서 시작돼 사업화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전국 산업단지 38곳으로 확산됐다. 신규 프로젝트가 잇달아 발굴되며 경제적, 환경적 효과도 눈에 띄게 늘었다. 정부가 추산한 EIP사업의 부산물 처리비용 및 원료비용 절감 효과는 연간 718억원, 재가공 부산물 판매 등 신규매출 유발효과는 연간 990억원에 이른다. 연간 56만3900톤의 온실가스도 저감할 수 있다.



산단공 울산EIP사업단 관계자는 "처음 EIP사업을 추진했을 때 해외 전문가들을 초청해 컨설팅을 받았다"며 "이제는 거꾸로 해외에서 한국의 성공사례를 살펴보기 위해 찾아온다"고 말했다.

지경부와 산단공은 오는 2019년까지 한국형 EIP모델을 완성하겠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녹색 제조업을 육성하고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산단공 관계자는 "그동안 산업단지가 대한민국 압축성장을 견인했다"며 "이제 산업단지는 EIP사업을 통해 미래의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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