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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벽' 돌파냐 좌초냐… 시험대 오른 메르켈 리더십

우크라이나 사태, 평화적 해결 동분서주에도 미국 무기지원 강경 입장

오바마와 정상회담 주목

그리스 문제, "기존 약속 지켜라" 강조 불구 "15일내 가교 프로그램 합의"

치프라스 총리 反긴축 고수

메르켈 독일 총리

신중한 정치의 아이콘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럽의 미래를 좌우할 우크라이나 사태와 그리스 문제를 놓고 정치인생의 최대 시험대에 올랐다. 그가 직면한 두 난제를 어떻게 풀어낼지에 따라 '유럽의 지도자'로 발돋움할지, 소극적인 독일 정치인에 머물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우크라이나 평화회담 성사와 그리스 문제 해결을 위해 숨 가쁜 외교일정을 소화하며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아직 해법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메르켈이 자신의 정치적 멘토인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와 같은 유럽통합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는 대신 실용적 가치에 치중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전후 지정학적 질서 붕괴에 대한 우려와 그리스 사태로 촉발된 유럽통합의 위기 등 두 가지 난제를 맞아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몇달간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협상에 공을 들여왔다. 미국 등의 대러 강경대응 주장에도 외교적 해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주화론의 중심에 섰다. 지난 5일(현지시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한 메르켈 총리는 6일 모스크바로 날아가 푸틴 대통령과 3자대면을 했다. 이어 7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고위급 외교안보회의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해법을 논의하고 8일에는 4자(독일·프랑스·러시아·우크라이나) 전화회담에서 11일 벨라루스 4자 정상회담 개최 합의를 이끌었다. 뮌헨 회의에서 존 매케인 미국 상원의원 등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직접 지원하자는 주장을 펴자 그는 "우크라이나군의 무장수준이 높아진다고 푸틴 대통령이 감명 받아 군사적 패배를 예상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일각에서는 메르켈 총리가 서구권 지도자 가운데 러시아의 교착상태를 풀 수 있는 적임자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실제로 동독 출신인 메르켈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어린 시절을 동구권에서 보냈고 양 정상이 서로의 언어를 할 줄 안다는 점은 공감대로 작용한다. 독일 정부 안보정책연구소의 칼 하인스 대표는 "어떤 정상도 메르켈 총리만큼 러시아와 유럽 관계를 중재할 만한 영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기대에도 우크라이나 사태는 메르켈 총리가 뜻하는 평화적 해법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평화협정을 맺었지만 동부 사태는 악화일로다. 친러 반군이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유리한 국면에서 푸틴 대통령에게는 양보 의지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 대한 강경대응 입장을 계속 내비치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를 메르켈 총리가 어떻게 조율해낼지가 관건이다. 9일 메르켈 총리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서도 뚜렷한 타협점을 찾아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스 문제에서도 메르켈 총리의 입김이 새 그리스 정부에 먹혀들지 않고 있다. 메르켈은 그리스에 '기존 정부의 약속을 따르라'는 원칙론을 강조했지만 알렉시스 치프라스 신임 그리스 총리는 8일 의회연설에서 "구제금융 연장을 요청하지 않고 재협상하겠다"는 기존 입장만 거듭 밝혔다. 치프라스 총리는 재협상을 위한 가교 프로그램을 15일 이내에 합의해 그리스 채무상환 부담을 완화하도록 재협상하겠다는 방침과 함께 2차 세계대전 기간 나치 독일로 인한 배상금 청구 방침을 시사했다.

이처럼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독일과 그리스의 맞대결은 11일 열리는 유럽재무장관회의와 12일 EU 정상회의에서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어윈 콜리어 베를린자유대 이코노미스트는 "그리스와 우크라이나, 이 두 가지 악몽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메르켈과 유럽에 결정적인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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