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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군대도 총기 자물쇠는 없다'… "안전고리는 후진형 군대의 상징"

■ 권홍우 기자의 군사·무기 이야기

안전고리에 묶인 총기. /=연합뉴스

'한국군의 실전적 사격 능력이 10년은 후퇴할 것'. 예비군 총기 난사 사고 후 봇물처럼 쏟아져나오는 각종 안전대책에 대해 한 예비역 장성은 이렇게 말했다. 가뜩이나 형식적이고 후진적인 사격 훈련의 내용이 더 후퇴한다는 것이다.

비극적인 이번 사건에서 가장 문제가 된 안전 관련 사안이 총기 안전 고리. 총기 거치대에 소총을 매달 수 있는 안전 고리가 없어 사고가 났다는 지적으로 군 사격장마다 안전 고리 장착 유무를 파악하고 있다. 육군에 따르면 안전 고리는 어떤 규정에도 없는 사항. 부대별로 지휘관의 판단 아래 설치·운용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여기에 더해 사로별로 차단벽을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연구위원은 "한 마디로 거꾸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 연구위원은 "전 세계 군대 가운데 소총을 안전 고리에 달고 사격 훈련을 실시하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며 "오히려 병사들에게 실탄을 수백 발까지 지급한 뒤 상황과 지형에 따라 뛰거나 포복하고 은폐·엄폐를 반복하면서 사격하는 실전형 훈련이 자리 잡아 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투 교리를 늦게 받아들이기로 유명한 중국군도 최근 들어서는 이 같은 실전형 기동 사격으로 바꾸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에 따르면 총기 안전 고리를 지휘관 재량에 따라 설치한 애초의 목적은 손실 방지. 총기가 부족했던 시절 소총 하나로 여러 예비군이 돌려쓰려고 처음 도입된 안전 고리는 실전형 사격 훈련을 위해 사라져야 할 잔재로 지목받았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수명 연장뿐 아니라 오히려 늘어나게 생겼다. 사고가 터진 서울 내곡동 소재 사격장의 20개 사로에서도 범인 최씨의 소총을 제외하고는 모두 안전 고리에 묶여 있었다. 만약 소총이 풀려 사격 방향을 돌릴 수 있었다면 탄약이 남아 있던 예비군 가운데서 반격이 시도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양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총을 맡긴다는 것은 믿는다는 뜻이 담겨 있다"며 "현역이든 예비군이든 소총을 제대로 맡길 수 없는 현상은 대외적으로 부끄러운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가 있는 병사들을 함께 교육하려는 사고를 버려야 선진적이고 효과적인 훈련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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