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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주요국 팽팽한 힘겨루기] 오바마-푸틴 시리아 해법 충돌

"아사드 정권 내놔야" vs "美, 협력거부는 실수"

"국제질서 무시한 군사력 암흑의 세계로 퇴보시켜"

오바마, 러·이란 겨냥 강공

"IS와 싸우는 시리아 등과 국제 反테러연합 창설해야"

푸틴, 佛·英에 동조 나서

기후변화 협약 체결

유엔 지배구조 등 놓고도 가시돋친 신경전 발언


제70차 유엔총회가 총성 없는 지구촌 최대의 정치·외교 전쟁터로 전락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이번 총회에는 70주년이라는 상징성에 맞게 193개 회원국 가운데 역대 최대인 160여개국의 정상이 총출동했다. 특히 총회의 최대 하이라이트인 25~27일 유엔개발정상회의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후 2년 만에 처음으로 데뷔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년 만에 다시 참가했다.

하지만 주요 지도자들은 기후변화협약 체결, 시리아·이라크 사태, 우크라이나 내전, 동아시아 영유권 분쟁,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단체인 '이슬람국가(IS)' 퇴치 등 당면한 국제적 난제에 대해 공동의 해결 방안을 끌어내지 못한 채 사사건건 반목했다. 지구촌 축제의 장이라기보다는 힘겨루기와 신경전만 난무하는 볼썽사나운 풍경을 연출한 것이다.



우선 시리아 내전 사태를 두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유엔 회원국 정상들 앞에서 정면 충돌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8일 연설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폭탄을 투하해 민간인을 살해하는 독재자로 권좌에서 내려와야 한다"며 "국제질서를 무시하고 군사력으로 질서를 세우려는 강대국들도 우리를 더 무질서한 암흑의 세계로 퇴보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IS 격퇴를 위해 아사드 정권 지원을 주장하는 러시아와 이란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해서도 "모든 나라는 그곳에서 통행의 자유를 가져야 한다"며 "중국이 다른 관련 당사국들과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를 기대한다"며 중국을 압박했다. 또 그는 성명을 통해 중국이 유엔과 공동개최한 '양성평등과 여성 권리 향상을 위한 회의'에 대해서도 "중국·러시아 등 너무 많은 곳에서 여성들이 탄압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뒤이어 연설에 나선 푸틴 대통령은 즉각 반격했다. 그는 "테러리즘에 정면으로 맞서 용감하게 싸우는 시리아 정부와 협력을 거부하는 것은 엄청난 실수"라며 "광범위한 국제 반(反)테러연합을 창설해 IS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은 내심 러시아 편을 들고 있는 상황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경우 이날 IS와 공동으로 싸우기 위해 아사드 대통령이 일정 기간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처럼 시리아 내전의 해법을 놓고 국제사회의 불협화음이 증폭되면서 유럽 난민 사태의 조기 해결도 요원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시 주석은 아베 신조 일본 정권의 군국주의 공세를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일본에 대한 중국의 승리는 반파시즘 전쟁"이라며 연설의 운을 뗀 뒤 "중국은 (일본과 달리) 패권이나 팽창을 추구하지 않고 평화 발전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물론 대중 봉쇄전략을 위해 일본 재무장을 독려하고 있는 미국까지 비판한 것이다.

아울러 시 주석은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주도하는 기존 국제질서가 바뀌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승자독식의 낡은 사고방식을 버리고 일방주의를 내세워서는 안 된다"며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들의 대표성과 발언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유엔의 '지속 가능 개발 목표'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20억달러의 기금을 내놓고 오는 2030년까지 지원 규모를 120억달러로 늘리겠다는 '통 큰' 지원을 약속했다. 개도국 지원을 통해 중국의 국제 발언권도 확대하겠다는 의도다.

유엔의 지배구조 개혁을 놓고도 물밑 외교전이 가열됐다. 아베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등 4개국 정상은 26일 5개국이 독점하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회 개혁을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중국 등은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을 결사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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