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민생법안이 산적해 있음에도 여야는 정쟁에 파묻혀 양보 없는 힘겨루기에만 몰두, 국회에 대한 국민적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실제 국민 10명 중 9명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에 낮은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이 국회의원뿐 아니라 국회의장과 각 당 원내대표 활동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제신문이 8일 단독 입수한 '국회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회 구성원 활동 평가를 묻는 질문에 국회의원의 경우 응답자의 40.0%가 '보통'이라고 답했으며 45.1%가 '불만족스럽다('조금 불만'과 '매우 불만'의 응답을 합친 수치)'고 답했다. 활동에 만족한다는 대답은 6.2%에 불과했다. '국회에 대한 국민인식조사'는 국회가 지난 6월 말 한길리서치에 의뢰한 것으로 국회 사무처는 설문조사 결과 부정적인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아 결과 발표를 잠정 연기한 상태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국회의장 직무수행에 53.7%가 '보통'을, 28.5%가 '불만'을 표했으며 단 8.1%만이 의장의 활동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전체의 82.2%가 부정적인 응답을 한 셈. 또 각 당 원내대표 평가 항목에서는 응답자의 49.0%가 '보통'을, 36.2%는 '불만'이라고 답했다. 즉 응답자의 80% 이상이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각 당 원내대표의 활동을 저평가한 것이다. ◇"당리ㆍ당략적 접근 많고 문제해결 능력 없다"=올 상반기 국회의 입법활동이 당리ㆍ당략적 접근에 의한 것이 많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체의 55.2%가 '당리ㆍ당략적 입법이 많다'고 했으며 '예산을 고려하지 않은 입법이 많다'는 응답도 19.0%로 나타났다. 다만 '국민에게 필요한 법을 만들고 있다'는 답은 6.1%에 그쳤다. 국회의 대국민 이미지도 매우 안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가 친근한가'라는 물음에 6.8%만 동의했으며 '국회가 민주적인가'라는 질문에도 14.9%만 긍정적 답변을 했다. 특히 '국회의 문제 해결 능력'을 묻는 질문에는 11.3%만이 동의해 민주적인 부분과 문제해결 능력, 그리고 친근감 모두 낙제점을 면하지 못했다. ◇"제발 싸우지 마라…앞으로 지켜볼 것"=전체 응답자의 13.1%가 '싸우지 말고 당파싸움, 권력투쟁을 그만하라'고 했으며 '국민의 뜻에 따라 정치를 해야 한다'고 요구한 이도 12.0%에 달했다. 이어 '당리당략 중지(6.8%)' '소외계층을 위한 정치(5.0%)' '경제 살리기 정치(4.6%), 양보와 화합을 위한 정치(4.6%)'를 요구한 대답이 뒤를 이었다. 무엇보다 응답자의 84.9%가 '국회활동에 관심을 두고 지켜보겠다'고 답해 냉정한 평가 속에서도 정치 변화를 바라는 국민적 기대감만큼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한편 이번 조사는 국회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의 만 19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6월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