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법제처장이 11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이임식을 갖고, “편법으로 원칙을 훼손하려는 변칙이 허용되어선 안된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지난 8ㆍ8 개각에서 정선태 대일항쟁 강제동원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 위원장이 신임 법제처장으로 내정됨에 따라 이 처장은 이날 2년 6개월의 법제처장직을 마치며 ‘이법위인(以法爲人)의 정신’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처장은 특히 이임사에서 “민주주의는 목적 뿐 아니라 수단과 절차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며 “아무리 더디고 힘들더라도 절차적 정의, 즉 적법절차는 준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처장은 “권력을 행사하는 측에서도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적법절차의 원칙에 따라 그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며 “행정과 관련해서는 국민이 지킬 수 있는 수준의 법을 만들어 지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 처장은 “피해를 입지 않은 자가 피해를 입은 자와 똑같이 분노할 때 진정한 정의가 이뤄지고 국가의 역할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점을 당부 드리고 싶다”며 “아무리 법체계가 완비되어도 국민생활이 보호되지 못하면 그 법은 명목적ㆍ장식적 의미에 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국민의 일상에 지장을 주거나 약자와 소수자의 법익을 소홀히 하는 법을 중점적으로 끊임없이 고쳐 나가야 한다”며 “사회적 약자의 눈물과 한숨을 담아내지 못하는 법은 제대로 된 법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처장은 자신이 평소 음미하던 중국 남송(南宋)때 시인 육유(陸游)의 시 유산서촌(游山西村)의 '산중수복의무로 유암화명우일촌(山重水複疑無路，柳暗花明又一村)'이란 구절을 낭송하며 이임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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