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사설] 계륵 꼴 난 개성공단, 기회로 삼아야

개성공단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북측이 입출경을 통제한 지 56일, 근로자 전원을 철수시킨 지 50일이 지나도록 꼬여온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설비와 원자재를 두고 온 입주기업체들은 속이 탄다. 남북한 상생과 신뢰의 상징이며 악재 속에서도 생명력을 유지해온 개성공단의 등불도 절체절명의 위기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책임은 북측에 있다. 정치와 개성공단을 연계하고 갖은 핑계로 남측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악용해온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북측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제의한 입주기업 방북 승인 및 공단 정상화 협의, 신변안전 등도 겉으로는 그럴싸해도 속으로는 명분 쌓기와 남남 간 분열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이 제의를 사실상 거부하고 당국자 간 협의가 우선이라고 밝힌 정부의 입장을 우리는 수긍한다.

문제는 보다 본질적인 데 있다. 이대로 간다면 개성공단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정부 일각에서는 폐쇄 주장도 나오는 모양이나 그러자면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보수와 진보를 떠나 여론이 개성공단의 존재에 의미를 두고 있다면 개성공단은 계륵 꼴이다. 폐쇄하기도, 북한의 주장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어려운 진퇴양난의 처지다.



이럴 때일수록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는 이미 남남갈등을 유발하려는 북측의 속셈에 말려들 정도로 취약하지 않다. 경제력이나 언론의 자유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 우위에 있다. 지난 1984년 북측이 대남선동의 일환으로 수해물자 제공을 제의했을 때를 떠올려보자. 우리 정부의 파격적 수용으로 북측이 보낸 수해물자를 받아온 수재민과 국민들은 조악한 품질에 놀랐고 결과적으로 대북심리전의 몇배 효과를 냈다.

개성공단 해법에도 정부의 자신감이 필요하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데로 흐르듯이 북측과 교류하면 할수록 민주주의의 가치가 흘러 들어가기 마련이다. 보다 적극적으로 개성공단 사태해결에 임할 때다. 우리는 힘을 갖고 있다. 개성공단은 계륵이 아니라 기회의 다른 이름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