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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깃거리 가득한 전남 고흥, 유채꽃 봄바다·소록도의 눈물… 가슴 절절한 사연이

고흥군 금산면 오천리의 27번 국도 시발점 부근 해변에 유채꽃이 피어 있다. 거금도는 고흥군 금산면에 속한 섬이었으나 현재는 복층교량인 거금대교 개통으로 육지와 섬이 연결됐다.

지난 2004년부터 매년 봄에 개최되는 우주항공축제는 우주과학 관련 대표축제로 우주항공시설을 연계한 전국 최고의 우주항공 테마축제다.

내년은 소록도에 자혜병원이 들어선 지 100년이 되는 해다. 소록도에 환자가 가장 많았을 때는 6,300명이었지만 지금은 한센병 환자 580명이 소록도에 남아 있을 뿐이다.

나로우주센터 과학관 아이들에 인기… 24일 '박지성운동장'서 항공축제도

일제강점기 한센병 환자 수용 소록도 이젠 아름다운 풍광으로 관광지 변신

2층다리로 육지와 연결된 거금도선… 해안도로 드라이빙·42㎞ 둘레길 만끽


전라남도 고흥은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 불릴 정도로 풍광이 아름답다. 이야깃거리도 차고 넘친다. 과거의 한과 아픔, 그리고 미래를 향한 꿈이 함께 서려 있는 까닭이다.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발발 10년 전인 1582년 수군만호로 근무한 자취가 남아 있고 한센병(나병) 환자들을 수용하는 소록도의 사연이, 또 미래를 향한 꿈과 의지가 숨 쉬고 있는 곳인 고흥으로 봄마중을 다녀왔다.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고흥을 찾은 첫날. 타들어가는 가뭄을 해갈하는 봄비가 내렸다. 나로우주센터는 바다에서 밀려드는 해무를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었다.

나로우주센터는 인공위성을 국산 발사체에 실어 쏘아 올리기 위해 만든 곳인데 발사장을 바닷가에 세운 이유는 발사할 때 떨어지는 낙하물 피해를 최소화하고 육지와 바다 양쪽으로의 접근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다.

센터에는 발사대 및 위성발사체 조립시설, 발사통제동, 추적레이더 등 우주로 나아가기 위한 다양한 설비들이 갖춰져 있다. 관광객들을 위한 우주과학관은 지난 2009년 6월 개관했는데 우주과학기술 전시 및 교육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곳에는 우주과학에 관한 기본원리·로켓·인공위성·우주탐사 등을 주제로 한 90여종의 전시품과 4D 돔 영상관, 야외 로켓전시장, 정보검색존, 별자리관측 체험존, 로켓 발사 체험존 등 다양한 시설이 구비돼 있다. 중고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자녀와 함께 둘러볼 만하다. 오전10시에 문을 열어 오후5시30분에 닫는다.

◇소록도='그 옛날 나의 사춘기 시절 꿈꾸던/사랑의 꿈은 깨어지고/여기 나의 25세 젊음을/파멸해가는 수술대 위에서/내 청춘을 통곡해가며 누워있노라/장래 손자를 보겠다던 어머니 모습/내 수술대 위에서 가물거린다…모래알처럼 번성하라던/신의 섭리를 역행하는 메스를 보고/지하의 히포크라테스는/오늘도 통곡한다'

이 시를 쓸 당시 이동은 25세의 청년으로 일제강점기 때 소록도에 수용됐던 한센병 환자였다. 그는 소나무 두 그루를 옮기라는 일본인 수간호장의 지시를 받았으나 위급환자를 등에 업고 병원에 가는 바람에 소나무를 옮기지 못했다. 그는 구타를 당한 뒤 감금실에 입감됐고 출감하던 날 강제로 단종 수술을 받았다. 이 시는 그가 수술을 받은 후 쓴 것이다. 소록도에는 필설로는 다 할 수 없는 기막힌 사연들이 곳곳에 서려 있다. 시는 그가 강제로 거세당한 감금실 벽에 붙어 있다.



소록도 초입에 수탄장(愁嘆場)은 직원지대와 병사(病舍)지대로 나뉘어지는 경계선으로 1950~1970년 철조망이 쳐 있었다. 병원에서는 전염병을 우려, 환자 자녀들을 직원지대에 있는 미감아보육소에 격리해 생활하게 했다. 한 달에 한 번 면회가 허용됐는데 이마저도 도로 양옆으로 줄을 지어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눈으로만 봐야 했다. 수탄장이라는 이름도 '탄식의 장소'라는 뜻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내년은 소록도에 자혜병원이 들어선 지 100년이 되는 해다. 소록도에 환자가 가장 많았을 때는 6,300명이었지만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발병 사례가 보고된 적이 없다. 지금은 한센병 환자 580명이 소록도에 남아 있을 뿐이다.

이들의 숫자가 줄어드는 것과 함께 소록도의 아픈 기억은 사그라지고 있다. 이제 소록도는 그 아름다운 풍광 덕분에 오히려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

하늘에서 본 모습이 아기 사슴을 닮아서 '소록도'라는 이름을 얻은 섬에는 방사된 사슴 두 마리가 새끼를 쳐 이제는 개체 수가 350마리로 불어났다. 솔송도 소록도의 명물 중 하나다. 의약품 '안티프라민' 뚜껑에 그려진 유한양행 로고의 원형인 솔송의 실물은 아직도 푸름을 과시하고 있다.

◇거금도=거금도는 고흥군 금산면에 속한 섬이었으나 현재는 복층교량인 거금대교 개통으로 육지와 섬이 연결됐다. 고흥군 내 섬들 중 가장 큰 섬으로 조선시대 조정에 바치는 말을 방목했다. 거금도는 이팝나무·참식나무·육박나무 등 난대수종의 보고로 해안도로 드라이빙과 숲체험을 하기에 좋다. 특히 거금 생태숲 구름다리에서 바라보는 다도해 풍경이 아름답다.

거금대교는 '5경간 연속사장교'라는 세계 최초의 공법으로 건설된 다리인데 차량은 물론 자전거와 도보로 건널 수 있도록 2층으로 지어졌다. 해안선을 따라 걷는 42.2㎞의 둘레길이 이달 초 개통돼 관광객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전라남도 고흥군 금산면 오천리.

◇고흥우주항공축제=오는 24~26일 3일간 '고흥으로 떠나는 신나는 우주여행'이 펼쳐진다. 2004년부터 매년 봄에 개최되는 우주항공축제는 우주과학 관련 대표축제로 우주항공시설을 연계한 전국 최고의 우주항공 테마축제다.

박지성종합운동장(박지성은 고흥이 고향으로 초등학교 때 수원으로 이사했음)에서 열리는 이번 축제는 모형로켓 발사체험, 에어로켓 만들기 체험, 미니로봇체험 등 우주항공 체험행사와 우주항공홍보관, 모터 패러글라이딩 시연, 스페이스 매직쇼, 유등 전시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된다. 나로우주센터 발사기지 견학, 별자리 관측 등 독특한 프로그램으로 매년 1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다. (061)830-5305 /글·사진(고흥)=우현석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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