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끊는 순간 KBS 개그콘서트 인기코너 '황해'의 유행어가 떠올랐다.
저금리 시대의 대안으로 중위험ㆍ중수익 상품이 주목을 받으면서 지난해 말부터 인컴펀드의 인기가 높아졌다. 성과를 확인해본 결과 수익률도 저조하고 위험성도 같은 유형 평균보다 높은 경우가 많았다. 투자자들이 안전한 투자자산이라고 생각했다가 큰 손실을 볼 수 있어 관련 내용을 지적하는 기사(본지 8월1일자 A20면 중위험ㆍ중수익 무색한 인컴펀드)를 작성했다.
기사가 나가자 인컴펀드를 운용하는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가 전화를 했다. 자기 회사의 인컴펀드는 신흥국 채권에만 70% 이상을 투자하고 있어 기사에서 말하는 인컴펀드의 콘셉트와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 펀드의 투자설명서를 보면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신흥국가 채권에 집중 투자해 이자소득을 추구한다'고 명시돼 있다. 인컴펀드가 맞다. 펀드명에도 '인컴'이라는 단어가 들어 있다. 펀드평가사도 인컴펀드로 분류를 하고 있다.
더 당황스러운 점은 지난해 말 인컴펀드의 인기가 절정에 이를 때는 이 펀드가 인컴펀드가 아니라는 얘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 6월까지 758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되며 인컴펀드의 인기에 편승할 때는 가만 있다가 부정적인 기사가 나가자 인컴펀드가 아니라는 억지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 펀드를 인컴펀드로 알고 투자했다. 인컴펀드가 아니라면 처음부터 투자자에게 설명을 했어야 맞다. 진작 펀드평가사에 요청해 펀드 분류를 채권형으로 바꿔놓고 이름도 바꿨어야 했다. 운용사 관계자는 이 펀드를 채권형 펀드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제서야 펀드 분류를 바꾸겠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펀드평가사 자체의 가이드라인이 있는데다 다른 펀드들과의 형평성도 있어서 운용사가 원한다고 펀드 분류를 쉽게 바꿔주지는 않는다고 한다.
인기가 있을 때는 입 다물고 있다가 성과가 좋지 않다는 기사가 나오자 인컴펀드가 아니라고 하는 운용사에 대해 고객님들이 많이 당황스러워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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