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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원자력, 이제 사람이 변해야 한다


한국은 지난 1958년 원자력법을 공포하고 1978년 외국 업체 주도하에 고리 1호기를 건설했다. 1977년 전력 생산의 석유 의존도가 사상 최고인 89%를 상회할 정도까지 올라갔는데 원전의 전력생산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이후 기술자립을 위한 열정과 땀의 결실로 1999년 12월 국내 업체 주도하에 울진 3ㆍ4호기가 준공됐다. 원전 역사 20년 만에 한국표준형 원전(OPR1000) 모델과 차세대원자로(APR1400)를 개발, 이를 토대로 신고리 3ㆍ4호기를 건설하고 2009년에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원전을 수주하며 원전 수출 시대를 열었다.

원전 운영 기술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한국 원전은 도입 이후 단 한 건의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 불시고장 등으로 인한 발전기 정지시간을 집계한 '비계획 발전 손실률'은 2005∼2007년 평균 0.8%에 불과하다. 미국의 1.5%, 일본의 7.9%는 물론 세계 평균 4.4%보다도 월등히 낮은 수준이다.

원전에서는 사람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독립조사위원회(NAIIC)는 자연 재해에 원전이 힘없이 무너진 근본원인을 집단주의, 매뉴얼 집착, 지시에 순응하는 정서 등으로 꼽고 '완전한 인재(人災)'라는 결론을 내렸다.

미국원자력발전협회(INPO)는 지난 몇 년간 사고가 발생한 원전을 조사하고 "발전소에서 안전문화가 최우선시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만심, 고립주의, 부적절한 대내ㆍ외 소통, 취약한 엔지니어링 및 분석 능력, 전력생산 우선주의, 리더의 역할 부족, 자기비판 부족 등 경고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우수한 인력은 원전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핵심적인 요소다. 원전 종사자들이 교과서적인 과거 관행 답습을 지양하고 앞으로는 새로운 문화를 창출해나가야 한다. 설계부터 시공, 운영에 이르기까지 전단계에서 더욱 안전한 원전을 만들어 나가는 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

후쿠시마 사고뿐만이 아니다. 최근 고리 1호기 정전 고장 은폐, 비리 사건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한국 원전에서도 사람의 문제가 드러났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는 원전 종사자들의 각오도 필요하다. 그렇지만 원전 종사자들의 인적행위(Human Performance)를 개선할 수 있는 체계적인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도입하고 운영하는 것이 더욱 절실하다. 중요한 것은 이제는 사람이 변해야 할 차례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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