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침체냐 조정이냐 세계경제 기로] 2. 침몰하는 일본호

부양책도 무위 경기 끝없는 추락일본 경제가 지난 80년대의 거품경제 붕괴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맞이했다. 사상 최악의 실업률과 가파른 물가 하락, 적자로 돌아선 무역수지, 날로 늘어나는 기업 도산과 은행의 부실채권, 여기에 극심한 정치 불안까지 겹쳐 주가지수는 1만2,300엔대까지 곤두박질치고 세계 2위 경제국의 위신은 땅에 떨어졌다. 지난해 정보기술(IT) 산업의 약진에 힘입어 잠시 고개를 들었던 불황 탈출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져버렸다. 게다가 경기 부양을 위해 당국이 내놓는 해법들도 하나같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도쿄 증시의 닛케이지수는 지난 1일 85년 11월이래 최저치로 장을 마감한데 이어 2일에는 한때 1만2,300엔대까지 밀려나는 등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닛케이가 1만엔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일본이 디플레이션에 빠졌다는 사실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2월중 도쿄의 핵심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전년 동기대비 1.1% 하락, 지난 71년 이래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경기 둔화와 주가 폭락, 물가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얼어붙자 실업문제도 급부상하고 있다. 일본의 실업률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1월중에도 사상 최고수준인 4.9%를 기록, 조만간 5%대로 진입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요인들로 인해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더 나빠지고, 그에 따른 소비 위축은 경기를 더욱 끌어내리는 악순환을 낳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일본은행은 뒤늦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부랴부랴 금리를 떨어뜨렸으며, 정부도 불황이 지난 10년간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나섰다.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재무성 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경기하락의 위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정부의 위기 의식을 드러냈다. 하지만 금융완화 또는 재정정책만으로 사태를 수습하기에 일본 경제는 너무 깊이 멍들어 있다. 지난달 정치권에서 주가 부양책이 제시되고 일본은행이 금리를 낮춘 이후에도 증시는 한층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다. 또 지난 9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권의 부실 처리에 20조엔 가량의 공적자금을 투입했음에도 불구, 기업 도산이 줄을 이으면서 은행권이 떠안은 부실채권 규모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털어내야 할 부실채권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주가가 1만3,000엔을 밑도는 수준이 지속될 경우 은행권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심각한 금융위기가 도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경기 둔화까지 겹쳐 수출이 타격을 입기 시작하자 일본의 앞날은 갈수록 불투명해지는 실정. 국내ㆍ외 전문가들은 제로금리 정책 재도입 등 금융정책 완화와 기업ㆍ금융계의 구조개혁, 정치권의 불안 해소 등 각계가 총체적인 위기 타개에 나서 추락한 일본 경제의 신뢰를 되찾는 일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신경립기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