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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고양이와 생선?

김상용기자 <증권부>

[기자의 눈] 고양이와 생선? 김상용기자 김상용기자 “군침을 흘리며 기다리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안겨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총 190조원에 달하는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전면 허용하는 정부 방침이 확정된 후 민주노총ㆍ한국노총이 공동 성명을 통해 강한 반대의사를 전달하며 표현한 비유다. 각종 연기금은 노동자들이 매월 갹출해놓은 돈을 모아 금융상품 등에 투자해 이익을 내고 이 돈을 다시 그들의 노후에나 후세들에게 돌려주는 것을 기본 골격으로 하고 있다. 다분히 ‘공공재’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연기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양대 노총의 기본입장에 반대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양대 노총이 동원한 표현의 수위나 반대의사의 곳곳에는 현재 서울증시가 더도 덜도 아닌 ‘투기판’ 그 자체라는 인식이 짙게 깔려 있다. 시가총액 400조원, 매 분기 4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초우량 기업이 버티고 있지만 시장 밖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믿을 수 없는 위험한 곳’이라는 속내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원초적인 질문을 다시 던져보자. 주식시장은 위험한 곳인가. 세계 금융시장의 큰손인 구미 선진국의 연기금들은 투자재원의 상당액을 채권ㆍ주식 심지어 선물ㆍ옵션시장에서 운용하며 자산관리를 하고 있다. 이들이 연기금으로 투기판에서 노름을 하고 있다고 바라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올들어 서울증시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외국인투자가들 역시 상당수가 바로 이들 연기금이다. 미국의 다우종합주가지수도 투자기간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변동성이 높은 시장으로 간주할 수 있고 해외 연기금의 경우 주식투자에 오히려 적극적이라는 해외 주식영업 담당자들의 지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가 급속히 고령화사회로 나아가면서 연기금 고갈이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연기금 문제의 해결 방법은 연기금의 재원이 되는 국민연금 등 각종 사회보험의 보험요율을 올리든지 자산운용을 효율적으로 해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다. 양 노총은 자신들의 지적대로 ‘400조원의 국내 부동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유도하기 위한’ 물꼬로서 연기금의 주식투자 확대에 대승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고해본다. 연기금의 주식투자로 우리 증시의 체력이 튼튼해지면 여기에 투자한 연기금들의 재정이 건전해지고 결국은 노동자들에게 득이 된다는 간단한 이치를 양대 노총은 다시 한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kimi@sed.co.kr 입력시간 : 2004-05-0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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