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 CLSA가 가장 주목해야할 지주사 종목으로 삼성물산(028260)을 꼽았다. 상법 개정과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따른 기업 가치 상승 예상이 가장 크다는 이유에서다.
1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CLSA는 ‘한국 대기업 지주사 섹터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주사 종목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자본시장 개혁안에 따라 대기업 지주사들의 구조적 할인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요인이 점차 해소될 것이란 기대다.
CLSA는 지주사 종목 비중 확대 이유로 크게 세 가지를 꼽았다. 먼저 이사들의 신의성실 의무 확대다. 이달 3일 이사의 충실 의무 범위가 주주까지 확대되는 상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여기에 내년 7월부터는 감사 선임 시 대주주 의결권은 3%로 제한되며 2027년 1월부터는 전자투표 의무화가 적용된다.
CLSA는 자사주 의무 소각 추진 법안이 9월에 통과될 것으로 내다봤다. 법안이 시행될 경우 자사주 매입 후 1년 내 소각이 의무화되며 기존 자사주도 일정 유예 후 소각해야한다. CLSA는 “지배력 강화, 물적 분할·합병 등에 사용되던 기존 자사주 활용 구조가 봉쇄될 것”이라며 “향후 지주사의 지배 구조 투명성이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고배당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논의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CLSA는 그러면서 삼성물산을 최선호주(Top Picks)로 꼽았다. CLSA의 삼성물산 목표 주가는 현재 22만 원이지만 이를 26만 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삼성물산의 현 주가가 약 18만 원선인 것을 고려하면 8만 원 정도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삼성물산이 삼성 지배구조의 핵심 연결고리인 상황에서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대법원 선고도 예정돼있는 점도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2순위로는 SK(034730)㈜와 SK스퀘어(402340) 등이 꼽혔다. 중형주 중에서는 두산(000150)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CLSA는 다만 SK㈜와 관련해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 이혼 소송, LG(003550)에 대해서는 자사주 미소각, 두산은 구조조정 전력 등을 투자 위험(Risk) 요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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