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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中 내년에도 회복 어렵다"

■ 길어지는 글로벌 경기 부진… 높아지는 부양 목소리<br>현대·LG硏 등 싱크탱크, 정부 경기바닥론과 상반되는 주장<br>부채급증·성장동력 미약<br>유로존, 위협요인 잠복<br>中도 L자형 횡보 가능성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경기바닥론'을 다시 거론했지만 국내 싱크탱크들이 잇따라 상반된 견해를 내놓았다. 우리 경제가 내년에도 대외 여건 불안으로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가 임기 말이지만 경기 낙관론에서 벗어나 제한적이나마 추가적 내수 진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조호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1일 '2013년 유로존의 5대 잠복 위협요인' 보고서에서 ▦부채위기 반복 ▦위기를 막을 방화벽 취약 ▦성장동력 미약 ▦스페인 금융부실 확대 ▦리더십 취약 등 다섯 가지 위험요인 때문에 내년에도 경기변동성이 매우 클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분석은 최근 박 장관이 밝힌 경기바닥론과 정면 배치된다. 박 장관은 1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해 "세계 경제 여건에 따라 우리 경제가 곧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연구기관들은 박 장관이 경기회복의 전제로 밝힌 세계 경제 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연구원은 유로존의 국가부채가 내년에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스페인을 포함한 재정위기국의 채권 가운데 53%(3,500억유로)의 상환이 내년 4월에 몰려 있는 점도 문제다. 현재 위기국의 총 국가부채는 3조8,000억유로이지만 유럽재정안정기금 등의 대출여력은 7,480억유로에 불과하다. 유로존의 내수 여력이 떨어지고 스페인의 정부ㆍ민간 부실이 연쇄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점도 잠복 위협 요인으로 꼽았다.

조 연구원은 "유로존 위기 가능성이 다시 커지면 보호무역주의가 성행하고 신흥국 자금시장에 경색이 올 수 있다"며 "정부는 내수경기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고 수출경기와 금융시장 불안정성을 낮추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로존 재정위기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중국 경제가 'L자형'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중국을 비롯한 해외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경기회복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래정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21일 '중국경제, 3ㆍ4분기 바닥 찍고 횡보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중국 거시경제가 3ㆍ4분기에 바닥을 찍었다 해도 4ㆍ4분기 이후 강한 회복세로 돌아선다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어 "(중국 경제성장률이) 상당 기간 7%대 중후반에서 옆으로 걸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을 비롯한 해외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경기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각종 경제지표가 여전히 좋지 않은데다 올해 11월 출범하는 공산당 5세대 지도부가 경기 살리기에 매진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올해 3ㆍ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7.4% 성장하면서 반등세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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