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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감원태풍속 “공생” 모색/제일기획 남직원에도 육아휴직 허용
입력1997-12-22 00:00:00
수정
1997.12.22 00:00:00
홍준석 기자
◎금강기획선 토요휴무제 자발적 폐지「짜르느냐, 마느냐」
사상 유례없는 불황의 늪에 빠져있는 광고업계가 「감원」의 딜레마에 부닥쳤다.
생존을 위해 살을 도려낼 것인지, 고통을 감수하고라도 미래를 위해 다함께 허리띠를 졸라맬 것인지 심각한 결단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마치 딸린 자식들이 많은 부모가 먹을 게 없어 눈물을 머금고 자식들을 내보내야 할 형국.
대부분의 업체들이 올해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한데다 내년부터는 IMF한파로 광고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예정이라, 광고회사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의 대폭 축소는 피할 수 없는 선택.
현재 감원을 검토중인 업체는 10대 대형 광고대행사 대부분. 1백여명 이상의 감원 이야기기 들리는 A업체는 사장까지 나서 직원동요를 막는 데 부심하고 있으며, 사업다각화에 한창이었던 B업체는 수익성이 없는 부서 폐지, 기구축소 등을 고려하고 있다. 이 업체는 약 40여명의 직원에게 해고 통지서를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가까스로 마이너스 성장을 피한 C업체는 실적이 좋지 않은 4명의 임원을 정리할 계획이며, 내년 1월까지 약 40여명의 감원설이 사내에 돌고 있다.
또 D업체는 부국장이상의 고위간부들이 일괄사표를 제출한 상태고, 사장경질설이 나돌던 E업체는 결국 사장까지 해고, 임원인사 등 후속 감원바람이 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광고주 부도 여파로 부도설까지 나돌았던 F업체도 인원 축소가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악의 상황인 것으로 소문난 G업체는 국장급이상 사표제출을 차장급으로 확대하는 등 특단의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밖에도 중견, 중소 업체들 대부분이 생존을 위한 첫번째 수단으로 감원을 고려하고 있다.
모업체 K이사는 『광고업계는 현재 밖으로 알려진 것보다 매우 안좋은 상황』이라며 『인건비 축소는 회사입장에선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지껏 연평균 20% 이상의 높은 성장률에 일조해오던 사원들을 찬바람이 불었다고 엄동설한에 「아내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 지적이다. 특히 회사만을 위한 무차별적 감원은 남아있는 직원들에게까지도 애사심을 없앴을 뿐더러 동료애, 일에 대한 열정 등 회사발전의 원동력을 저해할 것이라고 충고한다.
모업체의 O차장은 『감원만이 해결책의 전부는 아니다』면서 『임금이 줄어들더라도 함께 사는 방법을 강구해야지 사원들의 기를 꺾는 감원은 사실상 회사 경쟁력을 상실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업체의 J대리는 『경기가 안좋다고 회사 마음대로 마구 짜르면 언제 짤릴 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느 누가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느냐』며 『이럴때일수록 회사를 중심으로 단합해 어려움을 이겨내야하는 「공생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관련해 최근 제일기획이 경비절감으로 남자직원들에게도 최장 3년까지 육아휴직을 전면 허용하고, 여행등 개인 휴직제를 새로 도입한 것이나 금강기획이 자발적으로 토요휴무제를 없애는 등 한시간 더 일하기 운동은 감원만이 불황 타개책의 전부는 아님을 극명히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홍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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