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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그녀들을 막을 수 없다

12일부터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 '코리안 시스터스' 美·유럽투어 개막 8연승 조준

2연승·2연패 도전 박인비, "실력·경험 점점 늘어" 샷 감각 굿

데뷔 2경기만에 정상 오수현, "내 자신 시험할 좋은 기회" 각오

올 들어 세계 여자골프는 한국 국적 선수와 재외동포 선수로 구성된 '코리안 시스터스'가 싹쓸이하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5개 대회에서 전승했고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 3개 대회에서 역시 트로피를 독식하고 있다. 8개 대회 가운데 호주 여자오픈은 LPGA 투어와 유럽 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대회라 코리안 자매들은 세계 양대 투어에서 개막 7연승을 달리고 있다.

'골프 한류'를 전파할 다음 무대는 중국 하이난성이다. 12일부터 나흘간 하이커우 미션힐스GC 블랙스톤 코스(파72)에서는 유럽 투어 시즌 네 번째 대회인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60만달러)이 열린다. 최대 관심은 세계랭킹 2위 박인비(27·KB금융그룹)와 호주동포 오수현(19)의 대결. 박인비는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이 대회에 나선다. 지난달 유럽 투어 개막전에서 우승한 오수현은 리디아 고(뉴질랜드), 이민지(호주)와 함께 세계를 주름잡을 차세대 주자로 꼽힌다.

박인비는 "지난해 이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냈다. 다시 돌아오게 돼 기쁘다"며 "타이틀을 지키는 게 쉽지 않겠지만 즐겨보겠다"고 했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 뒤 박인비는 LPGA 투어에서 메이저대회 1승을 포함해 3승을 올렸다. 지난 8일 싱가포르에서 끝난 LPGA 투어 HSBC 챔피언스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두고 9일 일시 귀국한 박인비는 스폰서 주최 행사만 마치고 바로 하이난으로 이동했다. 2주 연속 우승과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그는 세계 1위 탈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세계 1위 리디아 고의 추격을 2타 차로 뿌리쳐 랭킹 포인트 차이를 1.41점에서 0.95점으로 좁혔다. 이번 주는 LPGA 투어 일정이 없다. 리디아 고가 휴식하는 동안 승수를 추가하면 턱밑까지 쫓아간다.

박인비의 샷 감각은 최고조다. 72홀 동안 보기 없이 버디만 15개를 잡는 완벽한 경기로 싱가포르를 홀렸다. 2주 전 대회부터 92홀 연속으로 보기를 적어내지 않은 퍼펙트 쇼가 어디까지 이어지느냐도 관전 포인트다. 박인비는 지난주 우승 뒤 "점점 실력과 경험이 쌓여간다는 것을 몸으로 느낀다. 골프 선수로서 최종 목표인 명예의 전당 입성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다소 미흡한 퍼트 감각을 이번 대회에서 가다듬는다면 메이저 3승 포함, LPGA 투어에서 6승을 몰아쳤던 2013년 이상의 감동을 올해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오수현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 사이에서 나 자신을 시험할 좋은 기회"라고 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호주로 이민을 가 호주 여자오픈 역대 최연소 출전 기록(12세)을 세우고 2013년 유럽 투어 볼빅·RACV 호주 마스터스에서 준우승한 오수현은 지난달 같은 대회에서 3타 차로 우승했다. 호주 투어 대회 공동 2위에 이어 프로 데뷔 2경기 만에 정상을 경험한 것이다.

한편 유럽 투어 홈페이지는 박인비와 세계 8위 유소연, 세계 5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을 이번 대회 '톱 트리오'로 분류했다. 지난해 박인비는 3라운드에서 11타를 줄이는 등 무서운 몰아치기로 페테르센을 5타 차로 따돌렸다. 유소연은 3위를 차지했다. 유소연도 지난주 공동 4위로 상승세다. LPGA 투어 통산 5승을 쌓은 베테랑 소피 구스타프손(스웨덴), 아마추어 세계 1위 셀린 부티에르(프랑스), 지난해 유럽 투어에서 첫 승을 올린 중국의 희망 린시유도 눈여겨볼 강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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