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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원장의 한방토크] 원인 모를 산후풍


<16> 원인 모를 산후풍, 잘 하면 막을 수 있어 문학진 이수한의원 원장 *사진 열 달간의 임신과 고통스런 분만과정을 이겨낸 후 아이를 안으면 절로 눈물이 흐른다. 행복의 눈물이자, 안도의 눈물이다. 그러나 출산이 끝났다고 방심하면 큰일난다. 산후조리를 잘못하면 산후풍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산후풍은 출산이나 유산 후에 통증과 감각이상, 온도 적응능력 저하, 과도한 땀 흘림 등이 나타나는 증후군을 말한다. 관절이 시큰거리며 근육이 쑤시고 아프기도 하고, 팔다리로 찬바람이 들어오거나 여기저기 저리고 시린 느낌도 든다. 땀도 많아지고 피부감각이 떨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산후풍은 언제, 어떻게 생길까. 산모는 혈액ㆍ영양분ㆍ면역물질 등 자기 몸의 기운을 최대한 태아에게 전달해준다. 그나마 남아있던 기운은 분만과정에서 모두 소모하면서 출산 직후에는 저항력이 떨어진 허약한 상태가 된다. 출산 후 쇠약해진 몸이 회복되고 늘어진 인대와 힘줄이 본래대로 수축되는 산욕기는 6~8주 정도이다. 산후풍 증상은 이 시기에 나타난다. 만약 가볍게 여기고 치료를 안 하면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아이 때문에 충분히 쉬지 못하고, 잠도 못 자면 증상은 점점 더 심해지고 오래간다. 50대까지도 고생할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서양에서 산후풍은 원인 모를 병이지만, 한방은 원인에 따라 4가지로 분류한다. 우선 ‘혈허형’은 혈액이 모자랄 때 나타난다. 출산 전후로 출혈이 과다했거나 평소 혈액이 부족해 근육과 관절이 굳어지면서 생기는 통증이다. ‘외감형’은 산후에 몸이 허약하고 관절이 늘어난 상태에서 감기 걸릴 때처럼 차가운 기운을 만나 생기는데, 관절이 시큰거리거나 차고 시리다. ‘어혈형’은 분만 과정에서 생긴 어혈이 몸 안에 남아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것으로 피부가 거무튀튀하고 아랫배가 아프고 오로가 그치지 않는다. ‘신허형’은 콩팥의 기능이 떨어져있는 데다 출산할 때 기혈이 손상돼 생긴다. 허리와 무릎, 뒤꿈치가 아프고 귀에서 소리가 나며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 이처럼 산후풍도 원인에 따라 증상이 다르고 치료법도 다른 만큼 전문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그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모든 병이 그렇듯 산후풍도 예방이 최선이다. 산모 스스로 적절한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실내 온도를 24도 내외로 조절해 너무 춥거나 덥지 않게 해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리면 기혈이 소모된다. 과로와 과도한 운동, 스트레스는 피해야 한다. 출산 후 3주 정도는 가벼운 집안일도 피하는 것이 좋다. 출산 후 어혈을 없애주고 몸과 자궁의 회복을 도와주는 한약을 복용하면 큰 도움이 된다. 음식은 영양분이 풍부한 것으로 잘 먹어야 하지만 너무 먹으면 산후비만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미역은 뼈를 강화하고 자궁의 수축과 지혈을 도우며 젖이 잘 나오게 하는 최고의 식품이다. 그러나 단백질은 없어 쇠고기 등과 함께 조리해 먹어야 한다. 산후풍은 산모가 신체적ㆍ정신적 큰 변화를 겪은 후에 생기는 병으로 우울증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꾸준한 관리와 함께 남편 등 가족의 배려가 가장 큰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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