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금융사 亞로 U턴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썰물처럼 아시아를 빠져나갔던 미국과 유럽 금융회사들이 아시아 시장으로 속속 유턴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계 금융회사들이 자국 시장에서 성장한계에 부딪히자 잠재력이 큰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이 27일 보도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과거처럼 직접적인 진출 방식을 취하기 보다는 아시아 지역에서 이미 입지를 굳힌 글로벌 금융회사의 지분을 일부 매입하거나 해당 국가의 금융회사와 합작을 통해 투자 위험성을 낮추고 있다. JP모건은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시장에 탄탄한 영업기반을 갖추고 있는 영국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지분 13%를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멕시코계 합작회사와 공동으로 연내에 아시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도이체방크와 ING그룹은 중국내 100개 도시에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베이징은행의 지분매입도 시도하고 있다. 미국계 투자회사인 메리린치는 중국 후안증권과의 합작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합작법인이 설립되면 메릴린치는 중국에서 주식인수주선업무를 벌일 수 있다.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아시아 시장을 다시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이미 포화상태에 도달한 미국 시장과는 달리 아시아에서는 도ㆍ소매금융 부문의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달했고, 유럽은 경제부진에 소비지출이 줄어들자 은행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반면 아시아 지역의 경우 신용카드와 개인대출 등 소매금융 부문이 이제 막 성숙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높은 성장성과 점진적인 규제완화가 예상되는 중국에서의 사업확장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무디스 싱가포르지사에서 금융회사의 신용평가를 하고 있는 데보라 쉘러 수석평가원은 “은행들도 소비자가 있는 곳을 찾아갈 수 밖에 없는데 현재 소비자가 있고 성장이 예상되는 곳은 아시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