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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을 위한 CEO특강] 김한 전북은행장

남이 가는 길만 가면 실패… 시류 좇아 직업 택하지 말라<br>자격증·학점 등 스펙 집착 대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 찾아야<br>금융분야는 여러 지식 필요… 철학·통계학 등 순수학문 공부를

김한 전북은행장이 4일 서울경제신문 주최로 전북 익산 원광대에서 열린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생을 위한 CEO 초청 특강' 에서 바람직한 금융인의 자세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익산=이호재기자

"대학생들이 자격증이나 학점 등 스펙 관리에 집착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금융산업에서도 뛰어난 스펙보다 다양한 인문학적 소양을 가진 인재가 각광 받는 시대가 머지않았습니다."

김한 전북은행장은 4일 원광대 새천년홀 시청각교육실에서 진행된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생을 위한 CEO 초청 특강'에서 대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지식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스스로가 금융권과 전혀 상관없는 공대 출신이라는 이력을 소개하는 것으로 강의의 포문을 연 김 행장은 "상경 계열을 전공한 학생보다 공대나 의대 출신이 금융권에서 크게 활약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금융이라는 분야가 다양한 지식을 응용해 상품을 개발하는 만큼 심리학이나 철학ㆍ통계학 등 순수학문에 대한 지식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특히 금융산업의 미래를 '유비쿼터스 파이낸스'로 정의하며 새로운 환경 변화에 대비해 '한 발 앞서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행장은 "미래에는 기술과 통신의 발달로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질 수밖에 없고 금융산업 또한 예외가 될 수 없다"며 "금융회사가 급변하는 미래환경에서 생존하려면 유통과 통신ㆍ대중문화 등 이종산업을 넘나드는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고 내다봤다.

스마트폰이나 온라인 등 디지털경제가 활성화되는 흐름에 주목하며 '빅데이터'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빅데이터란 기술 발달로 스마트폰이나 온라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개인이 배출해내는 수많은 정보 속에서 일정한 패턴을 찾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서구 국가에서는 이미 빅데이터를 미래의 핵심경쟁력으로 인식, 이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한 통계 결과에 따르면 20대 젊은층이 1년에 은행 지점을 찾는 횟수가 2.4회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만큼 온라인뱅킹에 익숙해져 있다는 얘기인데 이들이 은행의 주요 고객층이 되는 15년, 20년 뒤에는 은행 영업점을 찾는 횟수가 더 줄어들 거예요. 앞으로 은행은 신규 고객을 발굴하고 새로운 상품 개발을 위해 필수적으로 빅데이터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빅데이터가 금융산업에서 핵심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무기로 떠오르게 되면 금융인들에게는 무엇보다 수리학적 감각과 심리학이 중요하다는 것이 김 행장의 생각이다.

그는 "금융인들에게도 데이터를 분석하고 소비자의 심리를 읽는 감각이 계속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인의 가장 중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로 원활한 대인관계를 꼽았다. 김 행장은 "금융업무의 90%는 세일즈"라고 전제하며 "고객들에게 호감을 받을 수 있는 인격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조언했다. 또 김 행장은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는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도서관이나 강의실 밖으로 나와 세상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산업에 대한 평소 소신도 밝혔다. '금융은 산업의 핏줄'이라고 정의한 김 행장은 "금융계 종사자들이 산업을 충분히 알고 과감하게 리스크를 셰어링(sharing)하는 투자에 나서야 하지만 우리의 현재 모습은 그렇지 않다"며 "그만큼 금융계가 그 산업을 보는 안목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김 행장은 "기존의 금융계가 가지고 있던 투자 패턴으로는 미래에 혁신적인 산업이 등장해도 돈을 투자하지 못한다"며 "금융계도 산업의 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하고 산업과 함께 호흡해나가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 행장은 인생의 선배로서 후배 대학생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열정을 가져라"는 얘기를 수차례 강조한 김 행장은 "신입행원 공채 면접장에 들어가면 여러 장의 자격증을 가진 지원자보다 일에 대한 열정을 가진 지원자에게 더 눈길이 간다"는 실제 경험을 소개했다. 김 행장은 "남들이 가는 길을 좇아만 가면 반드시 실패한다"고 전제한 뒤 "시류를 좇아 직업을 택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김 행장은 "1차산업으로 분류되는 농업도 새로운 기술을 접목시키면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예를 들어 설명하며 "본인이 정말 흥미를 가지고 있는 것, 평생을 걸고 즐기면서 도전할 수 있는 일을 찾으라"는 조언으로 강의를 마무리했다.

◆김한 행장은

▲1954년 서울 ▲경기고, 서울대 기계공학과 ▲삼일회계법인 ▲동부그룹 미국현지법인 사장 ▲금융감독위원회 기업구조조정 위원 ▲메리츠증권 부회장 ▲KB금융지주 사외이사 ▲2010년~ 전북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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