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 직원 간 과당경쟁 때문에 고객들만 피해를 보게 됩니다." 김재율(사진) SC제일은행 노조위원장은 31일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저축은행 후순위채도 직원들에게 할당을 주고 경쟁을 붙이다 보니 벌어진 일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SC제일은행 노조는 지난 30일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반대하면서 총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사측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 장기파업도 고려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개인별 성과에 따라 급여를 주게 되면 직원들은 실적을 높이기 위해 고금리ㆍ고수익 상품판매에 매달린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고수익 상품은 위험도 높아 고객들이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은 안정적이면서 공익적이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위원장은 "은행이 이익을 많이 내는 것은 절대 자랑이 아니다"며 "금융위기로 2008년 직원들은 연봉이 동결됐는데 임원들은 수억원에서 최대 12억원까지 성과급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직원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한다는 얘기다. 은행도 할말은 많다. 박종훈 SC제일은행 대내외홍보부 상무는 "최근 개인 분야 비용수익비율(CIR)이 무려 77%에 이르는 등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며 "성과연봉제 도입은 타은행 수준으로 생산성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상무는 또 "고비용 구조지만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보다는 수익을 높이려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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