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의 주요 대형은행들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의 지난 3ㆍ4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들 은행의 실적부진은 트레이딩 사업부문의 침체가 주 요인으로 분석되어, 월가 은행들의 현재 수익모델에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6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모건스탠리의 3ㆍ4분기 실적 전망치가 한 달간 73%나 낮아졌고 골드만삭스의 이 기간 수익 추정치도 지난 9월 초에 비해 25% 넘게 하향 조정됐다고 톰슨로이터의 설문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일부 예외적 항목을 제외하면 지난 3ㆍ4분기에 2008년 이후 최악의 분기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골드만삭스 등 월가 은행들의 3ㆍ4분기 실적은 이달 중순부터 공개된다. 톰슨로이터의 애널리스트들은 골드만삭스의 3ㆍ4분기 주당순이익(EPS)이 현재 2.52달러에서 16% 이상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5.25달러)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모건스탠리의 3ㆍ4분기 EPS도 0.15달러로, 전년 동기의 0.38달러에서 절반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월가 주요 은행들의 고전은 전체 사업에서 비중이 매우 높은 트레이딩 부문의 부진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많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올해 1ㆍ4분기 127억8,000만달러의 매출액에서 100억달러 가까이를 트레이딩 부문에서 벌여들였다. 번스타인 리서치의 브래드 힌츠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미약한 경기회복에 따른 불안감과 미 중간선거 결과 등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트레이딩 투자를 기피하면서 사업이 활기를 잃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 정부가 금융개혁법을 실행하며 규제의 고삐를 바짝 죈 점도 트레이딩 부문의 침체를 가속화한 것으로 보인다. FT는 “월가 은행들의 수익모델에 대한 지속가능성 의문이 깊어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트레이딩 부문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에 대한 인력감축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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