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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우리나라 동서남북, 정동진ㆍ정서진ㆍ정남진

장엄한 서해낙조… 해풍에 굽은 소나무… 가을낭만에 젖다

정서진의 상징물인 ‘노을종’과 인천터미널을 배경으로 해가 지고 있다. 인천시는 서해 낙조를 테마로 정서진을 관광지로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정동진의 트레이드마크인 신봉승 시인의 ‘정동진시비’가 바다를 배경으로 아름답다.

높이 46m 정남진 전망대가 남해 바다를 향해 우뚝 서 있다.


●정서진

영종도ㆍ영종대교 등 아름다운 풍광… 인접한 경인운하는 자전거족 천국

●정동진

해변ㆍ기차역 어우러진 해맞이 명소… 난개발 몸살딛고 고요한 풍경 되찾아

●정남진

높이 46m 전망대 서면 남해 한눈에… 여름철 물축제 등 지역행사도 풍성


경인운하를 따라 서쪽으로 쭉 달리면 서해와 만나는 지점에 인천터미널이 있다.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를 연결하는 영종대교의 바로 위쪽이다. 당초 목적과는 달리 자전거족들의 천국으로 불리는 인천터미널로 들어가다 보면 길가에 '정서진(正西津)'이라는 표지판이 서 있다. 이곳이 서울 광화문 도로 원표 좌표점인 위도 37도34분08초의 정서쪽 끝이다. 광화문을 기준으로 할 경우 34㎞ 되는 지점이다.

정서진은 2년 전만 해도 지도상에 존재하지 않는 지명이었다. 인천시는 동해에 있는 '정동진(正東津)'의 대칭개념으로 서구 오류동에 '정서진'을 만들었다. 2011년의 일이다. 경인운하 개통과 연계하는 차원에서 새로운 관광지를 만든다는 취지도 살렸다.

결과적으로 정서진이 세워지면서 서울 광화문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방위에 정동진ㆍ정서진ㆍ정남진ㆍ중강진이 모두 갖춰졌다. 이중 한반도에서 가장 추운 곳으로 유명한 '중강진'은 북한 땅에 있어 만주에서 압록강 너머로 바라볼 수 있을 뿐이지만 나머지 3곳은 쉽게 갈 수 있다.

인천시가 밀고 있는 정서진의 테마는 서해의 낙조다. 영종도와 영종대교, 그리고 서해 갯벌이 어우러지며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인천시는 낙조를 테마로 낭만과 그리움, 회상과 아쉬움을 포괄하는 관광 콘텐츠를 내놓고 있다.



정서진이라는 지명은 2년 전 만들어졌지만 물론 이 지역이 과거에 황무지는 아니었다. 과거에는 '장모루'라는 지명으로 불리며 서해안 교통의 요지 중에 하나였는데 '구슬원'이라는 숙박시설도 있었다고 한다.

인천시는 정서진 홍보에 바쁘다. '해넘이는 정서진에서'라는 구호로 정서진과 인천터미널를 패키지로 각종 행사 유치에 분주하다. 일부에서는 있지도 않은 허깨비를 만드는 것이라는 비판도 하고 있다. 하지만 유적이나 문화재는 결국 누군가가 특정한 시기에 만드는 것이 아닌가. 정서진에서 바라보는 노을은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 그리고 정서진과 붙어 있는 경인운하는 자전거족뿐만 아니라 가족단위 소풍객으로 분주하다.

광화문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방위의 원조는 정동진이다.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에 있는 정동진은 원래 동해안 지역을 지키는 군사주둔지로 광화문의 동쪽에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정동진이라는 명칭은 예전부터 있었고 해안을 따라 1962년에 세워진 간이역도 있지만 이곳이 전국적으로 '뜨는' 계기가 된 것은 1994년 TV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지로 사용되면서다. 극중 혜린을 연기한 고현정이 긴 생머리를 찰랑거리면 해변을 걷는 모습은 전국민을 설레게 했다.

드라마가 아니라도 정동진은 아름답다. 세계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역이라는 평을 듣는 정동진역은 파도와 기차, 해풍에 허리를 굽힌 소나무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만든다.

이후 모래시계의 유명세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식당이나 모텔 등 난개발로 몸살을 앓기도 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진정되고 원래의 고요한 풍경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정동진은 위도 37도41분29초로 광화문(37도34분08초)보다 다소 위쪽이다. 실제 광화문 정동쪽은 동해시 어달동 대진마을 부근이 된다. 어쨌던 강릉시 강동면의 정동진이 이미 '정동진'으로 굳어져 이를 보기 위한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동진의 자랑은 역시 동해 해돋이. 지난 2000년 국가지정행사로 밀레니엄 해돋이축전을 성대하게 치른 전국 제일의 해돋이 명소이기도 하다. 현재 청량리 등 전국 각지에서 출발한 열차를 타고 정동진을 포함, 동해안을 볼 수 있는 관광이 가능하다.

정동진ㆍ정서진 외에도 정남진이 있다. 광화문에서 남쪽으로 쭉 내려가면 전남 장흥에 이른다. 이곳이 경도 126도59분04초 지점으로 '정남진(正南津)' 위치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장흥군 관산읍 신동리 사금마을이다. 정남진이라고 이름 붙은 것도 오래되지 않았다. 2005년이니 10년이 안됐다. 정동진이 뜨면서 전라남도와 장흥군의 여론도 움직였다. 국토의 정남쪽이라는 상징적 가치를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장흥군이 보다 적극적이다. 그동안 이렇다 할 전국적인 관광지가 없던 장흥군은 지난 2011년 관산읍 삼산리(우산도)에 지상 10층, 높이 46m의 '정남진 전망대'를 세우고 남해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랜드마크로 삼았다. 새해에 해맞이행사, 7~8월에는 '정남진 물축제'라는 이름의 지역축제도 대대적으로 연다. 또 장흥 노력항에서 제주도(성산포)를 연결하는 여객선을 운행하면서 국토의 최남단까지 연결하는 지역으로서의 이미지도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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