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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R 쓰고 있네. 난 S야.” 연습장에서 만난 친구끼리 드라이버를 들고 서로 이야기한다. 이 친구의 말에서는 은연 중에 자신이 더 잘 친다는 으스댐이 녹아 있다. 왠지 R 플렉스 샤프트를 쓰면 초보자이고 S를 쓰면 고수로 인식되는 측면이 있는 모양이다. 샤프트 강도(플렉스ㆍflex)는 ‘cpm(cycle per minute)’으로 구분해준다. cpm은 1분간의 진동수로 샤프트의 강하고 부드러운 정도를 보여준다. 샤프트의 강도는 cpm에 따라 대개 5가지로 나뉜다. 강한 단계부터 약한 단계의 순서로 X(extra stiff)ㆍS(stiff)ㆍSRㆍR(regular)ㆍA(amateur/senior)ㆍL(lady)이라고 표기돼 있다. 브랜드에 따라서는 XX나 R1, R2 등으로 세분하기도 하며 245ㆍ240ㆍ235ㆍ230ㆍ225 등 숫자로 표시하는 경우도 있다. 샤프트가 강할수록 흔들림이 빠르다. 즉 cpm이 높아진다. 반대로 샤프트가 약하면 cpm이 낮아진다. 그런데 문제는 골퍼들이 cpm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고 샤프트를 선택한다는 데에 있다. cpm은 그 자체만으로 클럽의 성능을 나타낸다고 할 수는 없다. 자신에게 적합한 강도를 결정할 때에는 크게 두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 샤프트 무게와 본인의 힘이다. 대략 50g, 60g, 70g짜리 드라이버 샤프트가 있는데 각각의 cpm은 다 다르다. 예를 들어 무게 50g에 cpm이 240이라면 보통 S로 표기한다. 하지만 60g 샤프트에 cpm이 240이면 대체로 R로 표기를 한다. 50g의 S라 해도 60g의 R과 같은 강도라는 뜻이다. 때문에 샷의 방향성과 거리를 더 높이기 위해서는 강도 표기부터 따지기보다 내 몸에 맞는 적절한 무게의 샤프트를 선택하는 것이 우선이다. 샤프트의 무게는 헤드스피드와 클럽을 휘두르는 자신의 스윙에 따라 본인이 결정해야 하는 사항이다. 가벼운 샤프트를 사용하면 스윙스피드가 더 빨라져 거리에 대한 기대가 커지지만 반면에 힘이 안 실리는 측면도 있을 수 있다. 강도는 제조사마다 다르고 요즘엔 강도의 기준을 낮춰 R보다는 S나 SR 위주로 표기하는 경향이 있어 골퍼들이 혼돈하기도 한다. R 플렉스 샤프트를 사용한다고 해서 부끄러워할 이유도 전혀 없다. 최근에는 샤프트의 재질이 다양해져 cpm의 개념에도 변화가 많아지고 있다. cpm은 낮아도 그 이상의 힘을 받아주는 샤프트들이 생산되고 있다. 내 드라이버 샤프트가 몇 g짜리이고 cpm이 얼마인지를 알고 사용한다면 주위의 시선에 괘념치 않으리라 본다. /오토파워ㆍ미라이스포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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