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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이 돈 버는 법] 정태환 ㈜사바F&B 대표

저가치킨 원조…"올 매출 100억이 목표죠"<br>동네마트서 튀김닭 5,000원에 판매 '대박'<br>치킨호프집으로 업종 변경후 가맹사업 시작<br>홀·테이크아웃 판매 병행해 수익성 유지<br>"점포 80개…연내 150개 이상으로 늘릴것"



부침이 심한 외식 창업시장에서 하나의 아이템으로 10년을 버티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수백개의 브랜드가 경쟁하는 치킨시장은 더더욱 그렇다. 벼락 같은 성공의 기쁨도 잠깐 방심하는 사이 실패의 나락으로 빠져들기 일쑤다. 2000년대 들어 롤러코스터처럼 상승과 하락을 경험했던 저가형 치킨시장에서 10년 가까이 소리 소문 없이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젊은 사업가가 있다. ‘사바사바치킨’을 운영하는 정태환(39ㆍ사진) ㈜사바F&B 대표다. ◇저가형 치킨의 원조=정 대표는 스물네살이던 94년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첫 사업 아이템은 농기계 수입업. 당시 부모님이 화훼농원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농기계와 친숙했던 것이 계기였다. 하지만 사업 5년 만에 16억원이 넘는 빚을 지고 말았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도 5억원 가량의 채무가 남았다. 채무자들의 빚 독촉에 시달리며 자살 충동에 빠지기도 했던 그는 결국 99년 겨울 야반도주를 선택했다. 도망자 신세가 된 정 대표는 경기도 분당의 공사장에서 막일을 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반년만에 1,200만원을 마련한 그는 경기도 광주에 월셋방을 얻은 뒤 새로운 사업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그때 그에게 시장에서 닭을 가마솥에 튀겨 5,000원에 판매하는 노점 할머니가 눈에 들어왔다. ‘저런 형태로 닭을 튀겨 일반 마트에서 팔면 장사가 잘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자 곧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인근에 새로 지어진 작은 마트에 어렵사리 입점해 튀김닭을 5,000원에 팔기 시작했다. 가격이 저렴한데다 맛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손님들이 줄을 이었다. 한달 순수익이 1,000만원이 넘었다. 하지만 정 대표는 그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1년만에 가게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나왔다. 더 큰 돈을 벌기 위해 가맹사업을 시작하기로 한 것. “기존 마트와 새로 분양되는 마트에 가맹비 없이 기술을 전수해주고 점포를 열게 했습니다. 1년만에 이런 형태로 60개가 넘는 매장이 생길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죠. 하지만 세상 일은 호락호락하지 않더군요. 여러 사람들이 동업해서 지은 마트들이 서로 사기를 치고 도망가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졸지에 문을 닫은 매장이 10여개가 넘었습니다.” 마트를 중심으로 한 전수창업에 회의를 느낀 정 대표는 2002년 초 사업을 중단하고 1년여에 걸쳐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물색했다.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했던가. 정 대표는 치킨이라는 아이템을 버리기 아까웠다. 중대형 점포에서 저가치킨 메뉴를 맥주와 함께 팔면 승산이 있겠다 싶어 지인의 도움을 받아 2003년 4월 서울 중곡동에 46㎡(14평) 규모의 ‘할로우 치킨’을 오픈했다. 다른 치킨호프집이 후라이드치킨을 8,000~1만원에 팔 때 할로우치킨은 5,000원을 받았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하루 250만~300만원의 매출을 거뜬히 올렸다. 한달도 안돼 점포 개설 문의가 쏟아져 들어왔다. 이에 고무된 정 대표는 브랜드명을 ‘사바사바치킨’으로 바꾸고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에 나섰다. 브랜드명은 ‘남의 속뜻을 헤아려 자기 편으로 만든다’는 삼국유사의 내용에서 따왔다. 정 대표는 “고객을 만족시켜서 매장을 다시 찾게 만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 홀ㆍ테이크아웃 판매 병행해 수익성 확보=할로우치킨이나 사바사바치킨 이전에도 5,000원짜리 튀김닭을 파는 가게는 있었지만 이를 브랜드화해서 가맹사업을 최초로 시작한 것은 사바사바치킨이다. 정 대표는 “후발 브랜드들이 빨리 치고 나가는 바람에 시장을 선점 당했지만 저가형 치킨의 원조는 할로우치킨(현재의 사바사바치킨)”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처음부터 테이크아웃과 홀 판매를 결합해 계절별, 상권별 매출 편차를 줄이는 전략을 택했다. 테이크아웃은 홀 판매의 보조적인 수단으로만 활용한 것. 그는 “5,000원짜리 치킨을 테이크아웃으로만 팔아서 한달에 500만원 정도의 수익을 내려면 하루에 최소한 150마리 정도를 팔아야 하는데 역세권 등 A급 입지가 아니고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사바사바치킨은 처음부터 매장에서 맥주를 함께 팔면서 다양한 치킨 메뉴를 개발해 수익성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사바사바치킨은 매장을 중대형 위주로 출점했기 때문에 점포 개설비용이 많이 들어갔다. 정 대표는 점포 임차비용을 포함해 8,000만~1억2,000만원의 창업비용을 고려하는 생계형 예비 가맹점주들의 경우 오픈시켜 주지 않았다. 그 정도 금액으로는 장사가 될만한 상권과 점포를 구하기 힘들기 때문. 깐깐한 출점 정책 때문에 점포 확장은 더뎠지만 폐점율을 최소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 점포수 150개, 매출 100억원 목표=정 대표의 손등은 상처 투성이다. 직접 닭을 튀기다가 기름에 데이거나 닭을 손질하다가 베인 자국들이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염지법(닭에 향과 소금기를 넣어 숙성시키는 방법)도 직접 개발했다. 그는 2004년 할로우치킨을 론칭할 무렵 가게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창업자금이 없어 지인의 돈으로 가게를 내고, 자신은 월급도 받지 않는 대신 후배 2명과 함께 주방에서 닭을 튀기고 홀 서빙을 담당했다. “일단 가게를 성공시켜놓고 보자는 심산이었죠. 가게가 장사가 잘되면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확장이 가능하다는 계산이었습니다. 전수창업을 해주면서 어느 정도 자신감도 있었지요. 다행히 장사가 잘돼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15명 안팎의 사바F&B 직원들은 정 대표와 적어도 5년 이상을 함께 한 이들이다. 대부분 중ㆍ고교 졸업이 최종 학력이다. ‘무식한 것은 죄가 아니지만 무지한 것은 죄악’이라고 생각한다는 정 대표는 직원들이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학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자신도 한 사이버대학 외식산업 프랜차이즈학과에 입학해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그는 올해부터 설립하는 지방 지사의 지사장을 본사 직원 가운데 선발해 내려보낼 계획이다. 정 대표는 “동고동락해온 직원들과 성공의 과실을 함께 나눌 것”이라며 “올해 현재 80여개인 점포수를 150개 이상으로 확대해 매출을 100억원대로 끌어올리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사바사바치킨의 창업비용은 20평 기준으로 가맹비 500만원, 인테리어비 3,300만원 등 6,030만원선이다(점포 임차비용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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