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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 고령층 "공화" VS 젊은층 "민주" 세대간의 충돌

1년 앞으로 다가온 美 대선<br>"미국 점차 나쁜 방향으로 흘러간다" 60~70대 오바마에 반감 드러내<br>10~20대는 여전히 민주당 지지, 현 정부 버팀목 30세 이하 Y세대<br>취업난 등으로 오바마 지지 식어가, 베이비 붐 세대 표심이 '핵심 키'


1년 앞으로 다가온 2012년 미국 대통령 선거가 또 한 차례의 세대갈등 양상을 나타낼 조짐이 보이고 있다. 경제난에도 민주당을 지지하는 10~20대 젊은 층과 '망가진 미국'을 개탄하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분노를 드러내고 있는 60~70대 노인들을 두 축으로 신ㆍ구 세대긴 정치 성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시사 주간 타임은 최근 미국의 설문조사 업체인 퓨 리서치센터가 실시한 대선 관련 설문조사 결과 30대 미만 젊은 층과 고령자 층의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젊은이들이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대통령을 지탱하고 있는 반면, 고령층은 날로 보수색채를 강하게 띠며 공화당에 대한 지지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50대를 주축으로 한 '베이비 붐' 세대도 점차 보수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타임지는 "오늘날 미국은 정치적으로 지난 40년래 가장 큰 세대간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치의 세대간 대립은 지난 2008년 대선 당시에 이미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인종이나 소수자 문제에 있어 개혁 성향이 강한 미국의 젊은이들은 패기 넘치는 민주당 후보에 열광했고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2008년 대선에서 18~29세 젊은 층의 민주당 지지율은 공화당 지지율을 34%포인트나 웃돌았다. 당시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공화당 지지율이 7%포인트 더 높았지만, 대권은 젊은 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돌아갔다. LA타임스는 "2008년 대선은 72년 베트남 전쟁 당시의 선거 이후로 미국 정치에서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던 세대간 격차가 강하게 부각된 계기"였다고 지적하면서, 자유성향이 강한 젊은층과 보수성향이 짙은 노인들이 내년 선거에서 또 한차례 맞붙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2008년과 달리 내년 대선에서는 고령의 유권자들이 대권의 열쇠를 쥐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의 가장 든든한 지지세력인 30세 미만의 일명 '밀레니엄 세대' 또는 'Y세대'가 경기 둔화에 따른 취업난 등에 시달리며 오바마 정권에 대한 열의를 잃어가고 있는 반면, 보수적인 노인층은 오늘날 미국의 모습에 분통을 터뜨리며 내년 대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4,000여명의 미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퓨 리서치센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 정부에 대해 분노하는 유권자 비율이 66~83세의 일명 '침묵의 세대(Silent generation)'는 무려 30%, 47~65세 베이비 붐 세대는 26%에 각각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8~29세 밀레니엄 세대는 13%만이 오바마 정부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2012년 대선이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대결 구도로 펼쳐진다는 가정 이래 벌인 조사 결과, 밀레니엄 세대에서는 오바마 지지율이 26%포인트 높게 나타난 반면 '침묵의 세대'에서는 롬니 지지율이 10%포인트 높게 나타났다고 퓨 리서치센터는 밝혔다. 앤드류 코후트 리서치센터 사장은 "고령층은 미국의 정치 시스템과 현 정부에 대해 훨씬 더 많은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이들은 오늘날 미국이 오래 전 자신들이 알던 미국의 모습과는 너무 달라졌고, 점차 나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1928년에서 1945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 세대은 90년대까지만 해도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했지만 2000년대 들어 공화당으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티파티를 중심으로 한 보수세력이 약진한 데는 정치 참여에 활발한 이들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적으로는 젊은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는 이들 세대가 현 정권에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는 오바마 대통령이 상징하는 미국사회 변화에 대한 기성세대의 거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40%가 유색인종인 젊은 층과 달리 79%가 백인인 이들 노인 세대는 갈수록 늘어나는 이민자와 타인종간 결혼 등의 변화가 "미국의 전통과 가치를 위협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미국 사회의 보수화가 진전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민주당을 선호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식어가는 젊은이들과 오바마 대통령이상징하는 미국사회의 변화에 불만을 토로하는 노인들의 갈등의 틈바구니에서 변수가 되는 것은 베이비 붐 세대의 표심이다. 유권자의 37%를 차지하는 이들은 아직 뚜렷한 지지 정당을 드러내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기울어지는 미국 경제로 인해 가난한 노후를 맞게 된 이들 역시 미국 사회가 1960년대 이후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다는 고령층의 주장에 동조하며 점차 보수 성향으로 기울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젊은 세대들이 주도하는'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시위로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평생을 일하고도 노후에 빈곤에 시달리며 퇴직을 연장해야 하는 베이비 붐 세대의 불만이 이들의 보수적 성향과 맞물려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에 결정타를 날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베이비 붐 세대는 1930년대 이래 처음으로 부모 세대보다 가난한 노후를 맞게 되는 연령층"이라며 "2012년 대선의 강력한 유권자 층인 '나이 든 미국인들(Old Americans)'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가난으로 몰아넣고 있는 경제 하락세를 민감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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