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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보험공사, 위기때 더 빛나…수출기업의 든든한 안전판

보험 비중이 수출의 33% '해외시장 개척 견인차'<br>올 수입보험으로 영역 넓혀 무역공사로 제2 창업


수출보험공사는 수출보험을 통해 국내 수출대금의 3분의1을 책임지고 있다. 수보는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플랜트 수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는 든든한 뒷배경이 된다. 왼쪽 사진은 수보가 4억달러의 금융보증을 주선한 세계 최대 규모의 인도 문드라 발전 프로젝트. 오른쪽은 총 34억달러가 투입되는 세계 최대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담수발전 프로젝트로 국내 기업의 수출액만 13억달러에 달하고 수보가 발주자를 설득해 국내 은행이 금융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텄다.




지난해 10월8일 오후 GS건설 자금팀장이 수출보험공사(이하 수보)에 급하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32억달러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정유플랜트 수주를 위해 보증서를 미리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 "낙찰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한 달 후 8억달러(약 1조원) 보증서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것. 1조원은 단일 건으로 최대 규모다. 수보는 서둘러 GS건설에 대한 신용도ㆍ공사이행능력 심사, 해외 플랜트시장 분석을 끝내고 인수심사위원회와 경영위원회를 열어 UAE 현지 은행에 담보제공을 결정했다. 덕분에 GS건설은 낙찰통지를 받고 일주일 만에 보증서를 제출해 공사를 따낼 수 있었다. GS건설 등 국내 건설사는 지난해 11월 UAE에서 97억달러 규모의 정유플랜트 확장공사를 수주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해외 플랜트 수주는 사상 최대인 463억달러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 실적의 이면에는 수보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부는 올해 수출목표를 지난해보다 13% 늘어난 4,100억달러, 무역흑자는 200억달러로 잡고 세계 수출 9위, 시장점유율 3%대를 유지하기 위한 총력수출지원체계를 가동시켰다. 수출목표의 달성 여부는 묵묵히 수출기업을 지원하는 수보의 어깨 위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LGㆍ삼성 등 대기업도 수출보험 없이는 수출 안 한다=삼성은 국내에서 만든 물건을 해외에 팔 때 의무적으로 수출보험에 가입하도록 하는 포괄보험 계약을 수보와 맺었다. 수출대금을 확실히 받을 수 있는 안전장치 없이는 수출을 못하도록 한 것이다. 애니콜 신화도 수출보험이 있어 가능했다. 지난 1996년 삼성전자는 미국 스프린트사와 3년간 170만대, 총 6억달러의 수출계약을 맺었다. 미국시장 개척을 위한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120일 외상에 3년 장기계약이 발목을 잡았다. 돈이 묶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보가 6억달러 전액에 대한 자금지원을 결정하면서 애니콜은 북미시장을 넓혀나갈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삼성 등 국내 500대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까지 모든 수출에 대해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포괄보험 계약을 맺었다. 포괄보험에 가입하면 기업들은 수출에만 집중하면 되고 수출대금 회수나 위험관리, 부실채권 관리는 수보가 책임져준다.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60년 1%에서 최근 50%에 육박한다. 수출보험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2년 3%에서 2009년 32.8%로 높아졌다. 국가경제에서 수보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수출보험은 비가 올 때 우산이 된다=반도체ㆍ휴대폰ㆍ자동차ㆍ가전 등 국내 주력 수출기업들은 수보의 지원 아래 글로벌 경제위기를 시장점유율 확대의 기회로 만들 수 있었다. 부도위험으로 세계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글로벌 선두기업들이 해외수출을 주저할 때 국내 기업들은 수보의 100% 보증을 등에 업고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해 미국 2위 가전제품 판매점인 서킷시티가 파산하자 국내 전자업체들은 1억5,000만달러의 수출대금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관련 회사들의 주가는 곤두박질쳤지만 해당 기업들은 수출보험금으로 대금을 전액 회수했다. 해외 기업들의 부도가 늘면서 수출보험금 지급 규모도 커져 수보도 손실을 봤다. 하지만 국가경제 전체로는 약이 된 셈이다. 결국 한국 기업들이 수출대금 회수에 대한 걱정 없이 공격적으로 수출증대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수보가 '비 올 때 우산'을 자처하면서 지난해 국내 수출이 10% 이상 감소한 상황에서도 수출보험은 30% 이상 늘었다. ◇아프리카 등 해외시장 개척도 수보가 이끈다=2008년 말께 삼성물산 컨소시엄은 10여개 글로벌 기업을 제치고 3,100만달러 규모의 가봉 전자정부 행정망 설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가봉 프로젝트 수주는 국내 기업들이 콩고공화국 등 인접국가나 정보기술(IT) 분야 외에 다른 분야로도 진출할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글로벌 유동성 위기와 가봉 국가에 대한 위험 때문에 8개월 동안 돈을 빌리지 못했다. 중국 IT기업 등이 온갖 정치력을 동원해 계약을 무산시키려 하자 삼성 측은 수보에 지원을 요청했다. 수보 담당자가 가봉에 직접 달려갔다. 담당자가 재무부와 은행을 붙잡고 설득해 금융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수보는 해외시장을 뚫는 일에도 든든한 힘이 된다. LG전자가 브라질 가전시장에서 1등 브랜드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이나 현대종합상사가 에콰도르ㆍ콜롬비아ㆍ브라질ㆍ아이티 등 중남미 시장에 자동차를 수출할 수 있었던 데도 수보의 역할이 컸다. 수보는 올해 수입보험으로 업무영역을 넓혀 한국무역보험공사로 새롭게 변신한다. 유창무 수출보험공사 사장은 "올해 한국무역보험공사로 제2의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수입경쟁력이 곧 수출경쟁력인 시대가 도래한 만큼 제2의 창업 후 수출뿐만 아니라 수입 지원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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