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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시대, 주식 지고 채권 뜬다"

한은 "장수채권 도입해야"…'유로지역 고령화 영향' 보고서<br>안전자산 선호·연기금 유동성 중시로 물가연동 국채등 채권수요 급증 전망


고령화가 심화되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로 채권 수요가 급증해 금리가 떨어지고 소비를 위해 주식을 처분해야 하기 때문에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한국은행에서 나왔다. 이는 고령화로 금융 자산 선호도가 높아져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국내 증권가의 분석과 정반대여서 주목된다. 따라서 기대수명이 높아질수록 이자율이 올라가는 장수채권(longevity bond)의 발행을 검토해야 한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한은이 13일 발표한 ‘유로 지역 고령화의 영향과 정책대응’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화가 심화될 경우 고령층의 위험기피 현상과 연금자산 증가로 장기국채ㆍ물가연동국채 등 채권 수요가 크게 늘면서 채권 수익률이 하락(채권 가격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연기금 운용에 대해 당국이 안정성과 유동성을 중시하면서 채권 수요는 더 늘어난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 한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1% 늘어날 경우 선진국(OECD 가입 16개국 기준)의 국채 및 회사채 수익률은 각각 0.13%, 0.81%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OECD 16개국과 8개 신흥국을 합할 경우 금리하락 폭은 국채가 0.15%, 회사채가 0.84%로 더 커졌다. 반면 고령화는 주가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 후 일정 수준의 소비를 유지하기 위해 주식을 처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40~65세 인구 비중이 커지면 주가는 오르지만 65세 이상 인구의 증가는 주가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가 1% 늘어날 때마다 선진국 주가는 0.4% 하락하고 신흥시장국의 경우 무려 6.0%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04년 국제통화기금(IMF)도 미국의 경우 베이비붐 세대가 장년층이 된 90년대 말께부터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이들이 대거 퇴직하는 오는 2010년 이후에는 주가가 다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보고서는 고령화에 따른 성장잠재력 저하, 재정지출 급증 등에 대비해 다각적인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기대수명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수명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이 같은 위험을 회피하는 장수채권의 발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노동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퇴직 연령의 상향 조정 및 조기퇴직 예방, 보육시설 확충을 통한 출산율 제고, 연금개혁 단행 등이 시급한 과제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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