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이 학군수요, 공급 부족 등의 이유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17일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강남구와 노원구 등에서 학군이 좋고 유명 학원가에 가까운 지역은 최근 한달 새 2,000만 원에서 최고 5,000만 원 가량 전세 가격이 올랐다. 도곡동 렉슬아파트 109㎡(이하 공급면적 기준)는 최근 지난해 말보다 5,000만 원 오른 6억 원에 거래됐고 대치동 아이파크 109㎡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7,000만 원 오른 6억~6억3,000만 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도곡동의 S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렉슬아파트는 찾는 사람은 많은데 나오는 물건이 워낙 없다 보니 요즘엔 부르는 게 값이 돼버렸다"며 "학군, 학원이 좋다 보니 주로 학부모들이 많이 문의를 한다"고 전했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도 "이 일대는 여름, 겨울 방학이 시작되기 한달 전부터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 지금은 거의 마지막 단계로 접어든 상태"라며 "대기수요가 이전에 비해 줄어들긴 했지만 지금도 각 공인중개사마다 2~3명씩 대기자가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양천구와 노원구 등도 상승세는 다소 주춤해졌지만 전세 매물 부족으로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목동 대림2차 115㎡는 지난달까지 평균 2억9,000만 원 선에서 거래가 됐지만 최근엔 3억 원 초반대로 올랐다. 목동의 W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격은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다 지금은 강보합세로 돌아선 상태"라며 "방2개짜리 80㎡ 안팎의 아파트는 전세 물량이 매우 귀하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겨울방학철에는 '학군 수요'때문에 교육환경이 좋은 지역의 전세가격은 오름세를 보이지만 올해는 전반적으로 전세 물건이 부족한데다 매매 거래마저 뜸해 전세가 상승이 확산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광진구 자양동 우성1차 69㎡의 경우 지난해 12월에는 1억5,000만 원 안팎에서 거래가 됐으나 최근 1억7,000만 원으로 올랐다. 또 이튼타워리버1차 112㎡도 한달 전보다 5,000만 원 가량 오른 3억5,000만 원에 최근 거래가 이뤄졌다. 자양동의 K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이 일대는 학군수요보다는 강남, 잠실로 접근이 편리해 직장인들이 많이 찾고 있지만 물건이 나오지 않아 한달 새 가격이 수 천만 원 이상 올랐다"며 "물량이 부족해 당분간 가격 강세현상은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학군 및 직장인 수요 외에 멸실 주택 증가도 전세가 상승을 부채질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입주 예정인 아파트는 총 3만6,000여 가구(임대 포함)로 2000년 이후 연평균 물량인 5만7,000가구에 크게 모자라지만 뉴타운ㆍ재개발에 따른 멸실가구는 지난해의 4배 이상인 9만8,000여 가구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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