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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문병자는 관리 사각지대… 동선 통제안돼 '감염 진원지' 우려

■ 환자 가족 확진자 잇따라

어제 확진환자 4명 중 3명은 간병했던 가족

병원 옮겨 다니고 대중목욕탕 이용하기도

병문안 기록지 작성·면회시간 제한 등 검토

16일 대구에서 처음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A씨(52)가 격리돼 있는 대구의료원의 응급실에서 마스크를 쓴 의료진이 출입문을 향해 걸어 나오고 있다. 공무원인 A씨가 근무했던 대명3동 주민센터는 오는 26일까지 임시 폐쇄됐다. /대구=연합뉴스


보건당국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관리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던 환자의 가족 중에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보호자로서 환자의 간병 등을 위해 병원을 찾았던 가족 등은 보건당국이 관리하는 격리 대상자는 물론 능동감시 대상자 명단에도 누락된 경우가 적지 않아 이들로 인한 추가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병원 의무일지 등에 진료기록이 남아 있는 환자들과 달리 가족 등 동행자는 방문 사실을 파악하는 것조차 쉽지 않아 역학조사반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1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추가된 4명의 확진자 중 3명은 환자의 간병 등을 위해 병원에 갔던 환자의 가족이다. 권준욱 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메르스 브리핑에서 "최근에 발생하는 감염 사례를 살펴보면 (보건당국의) 관리 우선순위를 감안할 때 그렇게 높게 평가하지 않았던 집단에서 뒤늦게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들 중 상당수는 관리망 외곽 부근에 있었고 주로 간병 등을 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4명의 확진자 가운데 3명은 지난달 27~28일 삼성서울병원을 환자의 보호자로서 방문했지만 보건당국의 관리 대상자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151번째 환자는 남편, 152째 확진자는 부인, 154번째 환자는 어머니 병간호차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했다.

문제는 이들이 보건당국의 관리 대상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동선이 전혀 통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6월5일 발열이 시작된 151번째 환자는 6일 개인 의원을 방문했으며 8일에는 다시 삼성서울병원 암센터를 들렀다. 9일에는 또 다른 병원을 이용했다. 152번째 환자는 6일 열이 나기 시작했으며 이후 의료기관 2곳을 방문했다. 이어 15일 서울성모병원 응급실로 내원했다. 13일부터 오한 등의 증상을 보인 154번째 환자의 경우 15일 대구의료원에 내원하기까지 다른 의료기관을 찾지는 않았지만 대중 목욕시설을 이용했다.



더욱 우려되는 부분은 이 같은 보건당국의 관리망 밖 사각지대에서 추가로 확진자가 더 나올 수도 있다는 점이다. 역학조사반은 잠재적인 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을 이른 시간 내 모두 파악하기는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박영준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 연구관은 "환자들의 경우 의료기관 내 입·퇴원 기록지 또는 진료 기록지를 통해 바로 명단을 확보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 환자를 문병한 사람 또는 환자의 보호자들은 명단 자체가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명단이 없어 이들을 하루 이틀 내에 파악하기는 힘들다"며 "밀접접촉자 등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하면서 이들을 방문했거나 간병을 했던 사람들을 일일이 확인해 명단에 추가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시간이 늦어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32명에 불과했던 역학조사반에 민간전문가 등 90여명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한 것도 이런 문제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병원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책도 강구되고 있다. 권덕철 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총괄반장은 "이번에 병원 내 감염 사례들을 지켜보면서 이제는 병원의 병실 구조는 물론 병원 문화도 바꿔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간병인·보호자들이 통제 받지 않고 병원에 가서 확진자들에게 노출되며 병원 내 감염이 더 확산된 만큼 앞으로 면회시간 제한, 방문객에 대한 기록 의무화, 간병인 대신 간호인력으로 병원 입원 서비스 전환 등 근본적인 병원 시스템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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